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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장

임하나는 육현우와 눈을 마주치고 나서야 그가 살짝 언짢아하는 것을 느꼈다. “관심이라도 생긴 거예요?” “...” ‘지금 질투하는 건가?’ 임하나는 육현우가 점점 더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고 다급히 설명하려고 했지만, 그 순간 수술실의 문이 열리고 의료진이 임하은을 실은 침대를 밀고 나왔다. “언니...” 임하나는 서둘러 임하은에게로 달려갔다. 육현우는 갑자기 버려진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임하나를 따라갔다. ... 임하은은 긴급 수술 후 생명에는 지장이 없게 되었고 일반 병실로 옮겨졌지만 여전히 의식이 없었다. 임하나는 병상 옆에 앉아 임하은을 지키며 진우석과 박금희가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 진우석은 멀리서 두어 번 임하나를 힐끗 바라보며 육현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육 대표님, 하나를 데리고 이만 집으로 돌아가 쉬는 게 어떻겠습니까? 하은이의 곁엔 제가 있으면 됩니다. 제가 돌보겠습니다...” 박금희는 급히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출근해야 하잖아. 돌보긴 뭘 돌본다고!” “엄마, 괜찮아요...” “뭐가 괜찮아? 너는 우리 집안의 기둥인데,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야! 게다가 하은이도 이제 괜찮아졌고 자고 있을 뿐이잖아. 병원에 이렇게 많은 의사와 간호사가 있는데 무슨 일이 생기겠어?” 모자가 작은 소리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육현우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래요. 진우석 씨는 내일 출근해야 하니 지금은 집에 가서 쉬는 게 좋겠어요.” 박금희는 육현우가 자기 말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봐! 역시 육 대표님이 상황을 잘 파악한다니까!” 그러나 육현우는 박금희를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진우석 씨는 이만 돌아가고 어머니께서 남아 돌보세요.” 박금희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하여 머뭇거렸다. “저는 안 돼요! 저는 나이도 많아서... 며느리를 돌보기는커녕 제가 오히려 돌봄을 받아야 할 판이에요. 그리고 큰 도시의 병원은 동선이 너무 복잡해요. 엘리베이터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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