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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장

상황이 꼬이는 것을 지켜보던 한승호는 휴대전화를 꺼내 잠시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저녁 표를 예매했어요.” 윤슬기는 어리둥절했다. “어디 가는데요?” “고향으로.” 윤슬기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눈을 부릅떴다. “집에 가지 않을래요.” 장난하나?! 산골짜기를 겨우 빠져나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들여놓았다. 그런데 그냥 돌아가라고? 한승호는 입을 달싹였다. “집에 가든지 아니면 이 치마를 갈아입든지 해요.” 둘 중의 하나는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윤슬기는 눈물을 글썽였다. “승호 오빠...” 한승호가 다른 말 없이 돌아서서 가게로 들어간 뒤 이내 새 치마를 사서 나오더니 윤슬기 손에 쥐여주며 말했다. “가서 바꿔입어요. 밖에서 기다릴 테니.” 그 치마를 들고 건네받은 윤슬기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마치 누군가에게 뺨을 맞은 듯했다. 고개를 들어 김아영을 보자 상대방은 담담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비아냥거리지 않았고 눈빛도 상당히 담담했다. 너무 밋밋해 마치 자신이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것 같았다. “알았어요! 내가 갈아입을게요!” 윤슬기는 이를 악물고 대답하며 그 치마를 갈아입으러 갔다. 그때 한승호는 김아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김아영 씨, 이제 됐죠?” 김아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한승호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임하나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들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윤슬기가 왔다. 이미 새 치마로 갈아입었고 손에는 아직도 갈아입은 치마를 들고 있었다. “슬기 씨.” 한승호가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하자 윤슬기가 손을 번쩍 들며 치마를 그의 앞에 내던졌다. 한승호는 순간 멍해졌다. 윤슬기는 눈시울을 붉히며 그를 바라봤다. “승호 오빠, 예전에는 항상 내 편이 되어 도와주고 감싸줬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오자마자 김아영에게 몇 번이고 수모를 당했어요. 사실 김아영에게만 모욕을 당한 거면 상관없어요. 하지만 오빠까지 어떻게 나설 수 있어요!” “슬기 씨...” 한승호는 해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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