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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장

임하나가 막 코너를 돌아 사라지자마자 방문이 안쪽에서 열렸다. 김정우는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눈썹을 치켜올렸다. “몽유병?” 육현우는 담담하게 그를 흘겨보았다. “요즘 감정이 불안정해. 아마도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그런 것 같아...” “그렇구나.” 김정우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 수법으로 하나 씨는 속일 수 있겠지만 날 속이기에는 멀었어. 말해 봐, 너희 둘 어젯밤에 뭐 했어?” 육현우는 조금 어이가 없었다. “너 하나 씨한테는 나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어?” 김정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난 그냥 아침에 네 방에서 나오는 걸 말하지 않겠다고만 했어. 지금 너한테 묻는 건 너희가 어젯밤을 어떻게 보냈냐는 건데 뭐 모순적이지는 않잖아?” “나도 기억 안 나.” 육현우의 대답에 김정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쳇. 네가 하나 씨를 데려와서 잠을 잤으면 책임을 져야 할 거 아니야?” 육현우는 김정우의 말을 듣고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네 말이 맞아.” 김정우는 순간 머리 위에 물음표가 떠오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난 계속 네가 이지영 씨 어디가 마음에 들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갔는데 만약 마음에 든 사람이 임하나 씨라면 나도 이해할 수 있어. 이지영 씨? 이지영 씨는 너희 회사에서 1년 넘게 다녔는데 네가 이지영 씨한테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에 만났겠지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겠어?” 육현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방금 뭐라고?” 김정우는 흠칫하며 대답했다. “내 말은 네가 이지영 씨를 좋아했다면 진작에 만났겠지. 굳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아니 그 전에!” “...난 네가 이지영 씨 어디가 좋은지 이해할 수 없다고?” “아니 그거 말고!” 육현우는 금방이라도 김정우를 잡아먹을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 김정우는 그런 육현우의 앞에 서 있는 것이 약간 두려웠다. “만약 네 마음에 든 사람이 임하나 씨였다면 이해할 수 있다고...” “그래 그 말이야.” 육현우는 눈을 반짝거리며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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