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0장
디저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둔 연은아가 말했다.
“어머, 내가 포크를 깜박했네. 하나야, 네가 좀 가지고 와줄래? 과일도 챙겨오고.”
연은아의 시선을 캐치한 임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집 안에 들어서자 아주머니가 기다렸다는 듯 그녀를 향해 주방을 가리켰다.
깔끔하게 썰어진 과일과 포크를 챙기려던 그때, 익숙한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육성재?’
워낙 큰 주방이고 중문으로 공간이 나뉘어 있어 육성재는 아직 그녀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임하나는 육성재가 우유에 알약 두 개를 갈아 넣는 걸 그대로 목격하고 그제야 고개를 돌린 육성재의 눈동자에 순간 복잡 미묘한 감정이 스쳐 지났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친절한 미소와 함께 그가 인사를 건넸다.
“하나야, 네가 여긴 무슨 일이야?”
“아줌마가 불러서. 그건 뭐야?”
“우유. 이현이 주려고.”
그 대답과 동시에 방금 전 우유에 뭔가를 넣던 모습이 다시 떠올랐다.
잠시 후, 두 사람이 함께 정원으로 들어오자 벌떡 일어선 소이현이 육성재의 팔짱을 끼며 턱을 치켜세웠다.
‘이 남자는 내 남자야. 눈독 들이지 마.’
“자, 우유.”
이때 육성재가 소이현에게 컵을 건넸다.
“따뜻할 때 쭉 마셔.”
우유를 바라보던 소이현은 연신 헛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진짜 못 마실 것 같은데.”
“그래?”
육성재가 차가운 표정으로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자 연은아가 말했다.
“하나도 임산부지? 이 우유는 네가 마시면 되겠다.
“안 돼요!”
육성재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그 모습에 소이현은 입꼬리를 씨익 올렸다. 육성재가 대놓고 그녀의 편을 들어준 건 이번이 처음이었으니까.
“우유 한 잔 내주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렵다고.”
“이건 이현이 주려고 덥힌 거고요. 하나야? 우유 마실 거야? 그럼 한 잔 더 내오고.”
“성재야, 너무 다정한 거 아니야?”
육성재의 어깨에 기댄 소이현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어딘가 굳은 표정의 임하나를 바라보며 소이현은 그녀가 질투를 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그러니까 얼른 마셔. 식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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