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네.”
...
밖으로 나온 임하나는 그제야 가방을 두고 나왔다는 걸 발견했다. 되돌아가는 길에 한 세단이 그녀 앞에 멈춰 섰다. 창문이 열리자 육현우의 얼굴이 보였다. 그는 잠금을 풀더니 살짝 다운된 목소리로 물었다.
“학교로 가는 거예요?”
임하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타요. 데려다줄게요.”
임하나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제가...”
“타라면 타요!”
육현우의 목소리가 점점 다운되었다. 어딘가 많이 불쾌해 보였다.
임하나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렇게 잠깐 고민하다가 차 문을 열고 올라탔다.
차는 고속도로를 타면서부터 쭉 속도를 올렸다. 임하나는 안전띠를 꼭 잡고 좌석에 바짝 기대앉아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야경을 바라봤다.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육현우는 고개를 돌려 임하나를 힐끔 쳐다봤다. 하얗게 질린 얼굴에서 긴장과 두려움이 보였다. 육현우는 그제야 자신이 분노의 질주를 이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여 얼른 속도를 늦추고 바로 앞 갈림길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A 대학교로 향했다.
차를 여자 기숙사 앞에 세워둔 육현우는 고개를 돌려 임하나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내가...”
육현우도 자기가 이럴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늘 침착하기만 하던 그에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임하나가 육성재와 키스하고 있는 걸 보고 바로 그 레스토랑에서 나왔다. 차에 한참을 앉아 있었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다. 집으로 돌아가긴 싫었다. 집에 가면 이지영이 섹시한 잠옷을 입고 기다릴 게 뻔했다. 그렇다고 그린 클럽으로 가서 김정우를 만나기엔 흥미가 떨어졌다. 혼자 있는 것도 별로 내키지는 않았다. 그러면 점점 더 답답해질 것 같았다.
막연하던 찰나 길거리를 맴돌고 있는 임하나가 보였다. 그녀를 본 순간 육현우는 어둠 속에서 빛을 발견한 사람처럼 눈앞이 환해졌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로 향했다.
육현우도 이미 알고 있다. 미모사처럼 겁도 많고 수줍음도 많은 소녀가 그에겐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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