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장
문밖에 서 있는 남자를 본 소윤정은 잠깐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선명한 눈동자는 아주 평온했다. 감정 기복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낯선 사람을 보는 듯 아무렇지 않았다.
그녀는 물건을 이미 다 챙겼기 때문에 최지민과 여현아가 괜히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이미 하준이를 데리고 최씨 가문을 떠났을 것이었다.
하준이가 자기가 아닌 최씨 가문에 있으면 물질적으로 좀 더 풍족하게 살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아이를 데려가기로 결심했다.
최성훈은 하준이의 친아버지가 아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가 강수아와 재혼을 한다면 후 엄마도 있고 후 아빠도 있는 셈이었다.
소윤정은 쌀쌀한 얼굴로 문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밀쳤다.
하지만 전혀 밀어 지지 않았다.
그녀는 짜증스럽게 물었다.
“또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세요?”
소윤정은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 그를 원망한다는 듯한 눈빛으로 최성훈을 바라보는 그녀는 평소의 다정하고 어질던 소윤정과는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성훈은 완전히 달라진 그녀를 보며 살짝 넋을 잃었다.
‘내가 아는 소윤정이 맞나?’
숨겨지지 않는 소윤정의 혐오감을 보고 그는 물러서기는커녕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당연하지.”
“몇 년 동안 내 걸 먹고 내 걸 쓰고 내 걸 입었으면서, 게다가 나한테 보상할 2억 원의 손해 배상비를 잊으면 안 되지. 그냥 가는 거야?”
이 말을 들은 소윤정은 화가 나서 심장이 아팠다.
‘이건 무슨 심보지? 왜 지금까지 이 사람이 이렇게 못난 놈이란 걸 몰랐을까!’
“2억 원? 그냥 돈을 뜯지 그래요?”
“최성훈 씨, 어떻게 이렇게 뻔뻔할 수 있죠?”
‘제기랄, 어이없어서 기가 막히네 정말. 지금까지 이렇게 뻔뻔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당신은 벽에 부딪힌다고 해도 되려 벽이 도망가겠어요. 낯가죽이 너무 두꺼워서 말이죠. ”
소윤정은 정말 자기가 알고 있는 모든 욕을 최성훈에게 퍼붓고 싶었다.
만약 하준이가 옆 방에 있지만 않았더라면 그녀는 정말 그렇게 했을 것이었다.
최성훈은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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