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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강수아가 전화로 가슴이 답답하고 아프다고 하자 최성훈은 서둘러 그녀에게 갔다. 병실에 도착했을 때 강수아가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고 최성훈은 의사에게 상황을 묻기 위해 의사 사무실로 향했다. 의사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그는 송이준이 하준을 안고 웃으며 대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하준은 작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세며 환한 웃음을 짓고 있었는데 최성훈을 마주할 때의 긴장과 조심스러움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송이준의 품에 안긴 하준은 자연스럽고 편안한 자세를 하고 있었으며 그 미소는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 소윤정은 옆에서 자신의 책상을 정리하면서 하준을 볼 때마다 눈에 온화함이 가득했다. 두 성인 사이의 분위기는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견고한 것이었다. 최성훈은 의사 사무실 문 앞에 서서 이 장면을 지켜보며 눈살을 서서히 찌푸렸다. 그는 평소의 예의 바른 모습은 잊고 문을 두드리지도 않고 힘을 주어 문을 확 열어젖혔다. 곧 문이 ‘쾅’ 소리를 내며 열렸고 그 소리는 매우 귀에 거슬렸다. 하준이 가장 먼저 최성훈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기뻐서 눈이 반짝였지만 곧바로 최성훈의 표정을 확인한 뒤, 아이의 눈빛은 서서히 빛을 잃었고 얼굴에 있던 미소도 얼어붙었다. 작은 입술이 움찔거렸지만 결국 ‘아빠’라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대신 소윤정을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아빠가 왔어요.” ‘아빠’라는 단어를 말할 때, 하준은 전혀 흥분하지 않았고 그저 평온했다. 이런 반응은 최성훈에게 매우 낯설게 느껴졌고 그의 이마는 더 잔뜩 찌푸려졌다. 그는 긴 다리를 성큼성큼 움직여 금세 하준의 앞에 다가섰고 부드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왜 삼촌이 널 안고 있지? 이리 와. 아빠한테 오렴.” 최성훈은 자신이 느끼는 분노와 불쾌감을 억누르고 하준을 송이준의 품에서 데려가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하준은 입을 꾹 다문 채 최성훈을 쳐다보았지만 매우 난감해 보였다. 소윤정이 말했던 것이 생각난 것이다. 최성훈에게는 곧 새 가족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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