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송여월을 본가에서 내보내다

나는 반사적으로 건물 밖을 내려다보았다. 주영백은 건물 앞에서 휴대폰을 손에 든 채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나는 황급히 말했다. “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나는 핸드백을 챙기고 내려갔다. 아저씨가 운전하는 차에 탔지만 여사님이 나를 왜 이토록 급하게 호출하셨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사님이 내게 준 시간은 아직 한 달이나 남아있었기에 나를 재촉할 이유는 없다. 본가에 도착했고 주영백은 나를 안으로 안내했다. 쌀쌀한 날씨 때문에 여사님은 집 안에 후끈후끈할 정도로 난로를 켜두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나는 엄마를 마주쳤다. 나는 어리둥절한 채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엄마는 어쩐 일이세요?” 엄마는 나와 여사님을 번갈아 보더니 굳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너랑 여월이 보러 왔지......” ‘송여월? 엄마가 송여월 때문에 왔다고?’ 나를 바라보는 여사님의 표정은 여전히 인자했다. “여은이 왔구나. 와서 앉으렴. 추웠을 텐데 와서 몸 좀 녹이거라.” 여사님은 내게 말하며 손짓을 보냈다. 연륜 속에서 다정함이 묻어났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의 옆에 가서 앉았다. 여사님은 주영백에게 물었다. “지훈이는? 왔어?” 주영백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련님께도 말씀드렸더니 금방 오신다고 합니다.” 여사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엄마를 바라보았다. “사돈, 지훈이도 곧 온답니다. 여은이랑 잠시만 더 기다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엄마는 고개를 끄덕였다. 엄마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사님, 섭섭한 말씀 하지 마세요. 부탁이라니요. 부탁이라면 저희가 드려야죠. 저와 남편이 아이를 잘못 가르쳐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나는 엄마가 왜 갑자기 염씨 가문 본가에 와있는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소곤거리며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어떻게 된 거예요?” 엄마가 내게 말하려는 순간, 염지훈이 들어왔다. 나와 엄마까지 나란히 앉아있자 염지훈은 조금 놀란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그는 깍듯하게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