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장 도망치지 못하다
김 원장도 바로 정신을 차렸다. 그는 의사이니 신지영이 사망한 것을 확인했을 때, 더 이상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그러니 이제 해야 할 일은 당연히 경찰에 신고하고 경찰이 와서 처리하게 하는 것이었다.
나는 줄곧 김 선생의 반응을 살펴보았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들은 그가 신경을 바짝 곤두세운 채 매우 긴장하며 이마에 식은땀이 가득 맺혔다.
김 원장이 신고 전화를 마친 것을 본 그가 김 원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원장님, 유 간호사가 아까 저랑 같이 순찰을 돌았어요. 제가 지금 가서 어떻게 된 상황인지 물어보고 올게요. 혹시 그가 뭘 알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말을 마친 그가 병실을 나섰다.
그가 자리를 뜬 것을 본 내가 옆에 있던 신지성을 잡아당겨 그의 귓가에 대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 사람을 따라가세요!"
신지성은 어리둥절해하다가 바로 정신을 차리고 김 선생을 따라 병실을 나갔다.
신지성이 김 선생을 따라 나간 뒤, 나는 어쩐지 이 방 안의 온도가 조금 낮아진 것 같아 무심코 뒤돌아보았고, 음침한 표정인 염지훈의 눈빛을 마주치게 되어 깜짝 놀랐다.
‘이 사람이, 무슨 약을 잘못 먹었나? 날 왜 그렇게 쳐다봐? 사람 깜짝 놀라게.’
나는 그의 눈을 피해 이미 숨을 거둔 침대 위의 신지영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병원복을 입고 있었는데, 누워 있어도 내가 지난번에 그녀를 만났을 때보다 훨씬 말랐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상상할 수 있듯이 그 동안 그녀는 여기에서 잘 지내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
‘유영석은 사람이 정말 모지네. 수십 년 된 부부 사이에 조금의 인정사정도 봐주지 않았다니. 악한 인성은 정말 무섭구나!’
이런 생각을 한 나는 또 얼마전에 신지영이 나를 찾아왔을 때를 떠올렸다.
‘신지영 씨가 나를 찾아온 이유는 어쩌면 사람을 죽인 일 때문이 아니라 나에게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라.’
‘그녀는 유영석의 사람됨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사람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래서 그날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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