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1화

너무나 아팠다. 김영자는 필사적으로 그 여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과거의 삶을 엿보는 비법은 매개체에 큰 부담을 주기에 만약 임건우가 아무 단서도 없이 찾는다면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영자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림으로써 마치 임건우가 그 시간의 지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좌표를 설정해 주는 것 같았다. 슥슥. 임건우의 머릿속에 수많은 장면이 떠올랐다. 그것은 모두 김영자가 겪었던 과거의 기억들이었다. 그 장면들은 김영자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더 생생하게 보였고 임건우는 마치 시간의 터널 속을 거슬러 과거로 걸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임건우는 곧 그 순간을 찾아냈다. 어두컴컴한 숲 속, 김영자가 어딘가에서 걸어오다가 커다란 나무 밑에서 기댄 채 있는 한 여자를 보았다. 그녀는 온몸이 피투성이였고 배가 아주 불룩해 마치 곧 출산을 앞둔 것처럼 보였다. 한 손으로는 배를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는 옥패를 꼭 쥐고 있었다. 순간, 임건우는 심장이 세게 부딪히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그 여자가 바로 당자현이었기 때문이다. 당자현이... 임신해 있었다. 시간을 대략 계산해 보니 그 시점이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당자현은 대체 어떤 일을 겪은 것인가? 그곳에는 대체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던 걸까? 임건우는 떨리는 손으로 계속 시간의 터널을 따라가며 진실을 파헤쳤다. 그리고 마침내 임건우의 눈앞에 끔찍한 광경이 펼쳐졌다. 김영자가 당자현이 꼭 쥐고 있는 옥패를 보고는 분명 그 물건이 특별한 것임을 직감하고 욕심을 냈다. 실제로 그 옥패에는 진법이 새겨져 있어 법보라 할 만한 물건이었다. 김영자는 옥패를 빼앗으려고 했고 당자현은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해 김영자의 얼굴을 칼로 그어버렸다. 김영자 얼굴에 남은 상처는 바로 그때 생긴 것이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싸움을 벌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숲 속의 요수 무리가 싸움 소리에 이끌려 몰려들었다. 그 순간 김영자는 알 수 없는 약병을 당자현에게 던졌고 요수들은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