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전화를 끊은 후, 권해솔은 저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역시 고민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하지만 놀랍지는 않았다.
어차피 강재하의 여자관계는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으니까.
그녀는 그렇게 기양도 실험실을 떠났다.
마침 그 순간, 강재하도 그녀가 택시에 오르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
“왜 그래요? 실험실에 온 이유, 저 때문 아니었어요?”
성서리는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지만 그 끝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보지 못한 듯했다.
“우린 지금까지 두 번밖에 본 적 없어요.”
강재하의 말투엔 차가움이 그대로 배어 있었고 표정 역시 한 치의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서리는 그런 그를 전혀 개의치 않는 듯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게 세 번째예요. 앞으로는 더 자주 보게 될 테니까요.”
사실 그녀의 능력으로 본사에 남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럼에도 굳이 실험실로 내려온 건 그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개인적인 목적도 있었다.
그러나 강재하는 더 이상 말을 섞지 않았다. 성서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그대로 본사 건물로 발걸음을 돌렸다.
“언젠가는 내 진심을 알게 될 거야.”
성서리는 조용히 그러나 확신에 찬 목소리로 중얼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녀가 돌아서자 그제야 원장이 다가와 웃는 얼굴을 들이밀었다.
“와, 성서리 씨. 강 대표님과 아는 사이였군요. 마침 잘됐네요. 여기 더 괜찮은 프로젝트가 있는데 한번 보실래요?”
그는 얼마 전 부임한 신임 원장이었고 머리숱은 적은 데 비해 아부는 넘쳤다.
그 미소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들게 했지만 어차피 목적은 이미 달성했기에 성서리도 굳이 거절하지 않았다.
같은 시각, 강성 그룹 본사 건물 내 한 사무실.
손세준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자신의 발끝만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었다.
딱 보기에도 잘못을 저지르고 혼나는 아이 같은 자세였다.
“대표님, 전 진짜 몰랐어요. 권해솔 씨가 따로 실험실 쪽에 연락하리란 걸...”
뭔가 더 해명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낸 순간부터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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