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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화

이건 권해솔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불륜녀가 당당하게 나타날 때, 정실은 이미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니까. 도지회는 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하지만 권설아가 스스로 따라와 막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제가 어떻게 도지회 님의 얼굴을 봐서 현수 씨를 용서할 수 있겠어요. 전에는 현수 씨와 결혼할 거니까 시어머니로 모셨지만 지금은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권해솔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그 말을 들은 도지회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양측이 원하는 바가 다르다면 더 이상 계속할 필요도 없었다. 권설아가 핸드폰을 내려다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룸을 나갔다. “어머니, 제 일은 신경 쓰지 마세요.” 강현수는 확신에 찬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마치 영원히 권설아 한 사람을 사랑할 것처럼 말이다. 권해솔은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내가 분명히 말하는데, 해솔이가 널 용서하지 않더라도 넌 절대 권설아와 결혼할 수 없어!” 도지회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권설아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창백한 얼굴을 보니 도지회의 말을 들은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도지회는 태연하게 차를 마시며 자신의 입장을 얘기했다. 권설아도 언젠간 이 사실을 알아야 하니까 말이다. “도지회 씨?” 갑자기 권해솔 뒤에서 허스키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도지회가 고개를 들고 놀란 눈으로 물었다. “차주은 씨? 어떻게 여기에...” “설아를 찾으러 왔어요. 이 아이가 지난번에 제 목숨을 구해줬는데, 10억을 주려고 했는데 받지 않더군요.” 도지회는 권설아가 차주은과 아는 사이란 사실에 놀랐다. 차주은의 입에서 흘러나온 권설아에 대한 평가는 모두 긍정적이었다. ‘설마 내가 사람을 잘못 본 걸까?’ “설아가 곧 당신 아들과 결혼한다고 들었어요. 이건 제 축의금이니 꼭 받으세요.” 도지회는 웃으며 사양하는 척하며 봉투를 만져보았다. 일반적인 돈봉투도 아니고 단단한 카드도 아닌 것 같았다. 열어보니 안에는 수표가 들어 있었다. “작은 마음이에요. 제가 설아를 정말 아끼거든요. 시집가서도 절대 억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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