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화
권해솔이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밤이 깊은 후였다.
포도당 링거를 맞으면서 권해솔이 고개를 돌렸다. 옆에는 강재하가 태블릿을 들고 눈살을 찌푸린 채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깼어요? 뭐 좀 먹어요.”
작은 접이식 테이블 위에는 죽 두 그릇과 반찬 몇 가지가 놓여 있었다.
“고마워요. 또 신세 졌네요.”
권해솔은 조용하게 죽을 먹으며 무기력함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시간도 늦었는데, 안 가세요?”
강재하가 잠깐만 있다가 갈 줄 알았는데, 시간은 어느새 새벽 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권해솔은 그제야 핸드폰을 들고 강재하에게 10만 원을 송금했다.
“죄송해요, 깜빡할 뻔했네요. 치료비예요. 10만 원이면 충분하죠?”
강재하는 말없이 권해솔을 바라보기만 했다. 권해솔은 강재하의 침묵을 수락으로 받아들였다.
갑작스러운 실신한 건 오랜 시간의 과로 때문이다.
강재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권해솔은 또 강재하의 심기를 건드린 건 아닌지 되뇌러보았다.
그때 강재하가 질문을 던졌다.
“진해솔 씨는 모든 사람들과 그렇게 선을 긋는 편입니까?”
권해솔은 그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
“남남인 강 대표님이 절 병원에 데려다주고, 음식도 사주고, 돌봐줬는데 감사해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일리는 있었지만 강재하는 표정이 좋지 않았다.
갑자기 문이 쾅 열리더니 고민재가 허둥지둥 뛰어 들어왔다.
“이게 무슨 일이야? 병원까지 오다니!”
고민재는 헐떡이며 침대맡에 앉았다. 강재하는 그런 고민재를 보면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별일 아냐. 위병이 재발한 것 같아.”
친한 친구의 등장에 권해솔은 긴장이 약간 풀렸다.
“너, 전에 약속했었지? 다시는 위병으로 입원 안 한다고! 사람 말을 귓등으로 듣는 거야?”
고민재가 화난 듯 권해솔의 어깨를 탁 쳤고 권해솔은 발로 김민재를 걷어찼다.
“수액 맞고 있는데 왜 때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을 보면서 강재하는 눈을 감았다.
“아, 강 대표님. 바쁘시면 가셔도 돼요. 민재가 왔으니까요.”
권해솔은 강재하의 업무를 방해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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