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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8장

대지가 진동한다. 불꽃이 하늘을 향해 솟아오른다. 사납게 휘몰아치는 불길은 주차장 전체를 휩쓸었다. 서인영은 땅에 엎드려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얼굴에 덮쳐오니 머리가 새하얗게 텅 비어버렸다. "소희연!" 임현도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고개를 들고 뜨거운 불길에 초토화되어가고 있는 주차장에 시선을 고정한 채 서인영에게 말했다. "여기에 꼼짝하지 말고 엎드려 있어요. 절대 움직이면 안 돼요." 이어 그는 벌떡 일어나 불길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불꽃 변두리 쪽. 그의 눈에 이미 완전히 불타 뼈대만 남은 차량이 보였다. 자동차 옆에는 최해수가 시커먼 재로 더혀진 얼굴로 간신히 호흡하며 바닥에 누워 있었다. 하지만, 소희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임현도는 급히 달려가 진기를 이용해 화염을 막고는 최해수를 불길 속에서 끌어냈다. "해수 아저씨!" 임현도가 큰소리로 최해수의 이름을 불렀다. 최해수는 만신창이가 되어 가는 숨을 힘겹게 내쉬고 있었다. 임현도의 목소리를 들은 그가 겨우 눈을 조금 떴다. 그의 입에서 쉰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빨리... 빨리 아가씨를 구해..."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의식을 잃었다. 조금 전 아가씨를 주차장까지 모셔왔을 때, 그는 근처에 있는 다른 검은색 세단을 보았었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차량은 그의 경계심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아가씨를 멀리 떨어뜨리고 난 뒤, 살펴보려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때였다. 그 자동차가 갑자기 폭발했다. 알고 보니, 자동차에는 시한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급박하여 그는 일단 진기로 온힘을 다해 아가씨를 보호했다. 하지만 자신은 폭발의 충격으로 몸 곳곳에 상처를 입었다. 도저히 움직일 수도 없어 놈들이 아가씨를 끌고 가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소희연이 납치당했어요?" 임현도의 눈이 다시 한 번 떨렸다. 불안함과 동시에 안도감도 함께 느껴졌다. 적어도 소희연이 이 불바다에 빠져 목숨을 잃은 건 아닐 테니 말이다. 그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블랙에게 전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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