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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장

"그 여자는 놓아줘." 임현도의 서늘한 목소리가 교실 문 앞에서 울려 퍼졌다. "놔주라고?"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입꼬리를 위로 끌어올리며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문 앞에 서 있는 임현도를 쳐다보며 음침하고도 장난기 섞인 어투로 말했다. "너 그거 알아? 내가 이 여자의 목숨을 살려둔 건 널 만나고 싶었기 때문이라는 걸." "나를 기다렸다고?" 임현도가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만났던 적 있었어?" 그의 기억 속엔 없는 남자였다. "아니. 하지만 넌 아마 내 동생 제임스는 만난 적이 있을 거야." 남자가 임현도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살기를 번뜩거렸다. "제임스?" 임현도는 화들짝 놀랐다. "네가 그 녀석 형이야?" "그래." 잭이 불같이 분노하며 말했다. "넌 내 유일한 동생이자 유일한 가족을 죽였어!" "죽을 짓을 해서 죽은 거야." 임현도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살인엔 늘 자신의 죽음도 동반하는 법이야." 그는 제임스를 죽이지 않았다. 대신 앞으로 이용할 가치가 있으니 블랙에게 감금하도록 시켰다. 하지만 그건 제임스에겐 죽음과 다를 바 없었다. "아무리 그래도 제임스를 죽일 자격은 너한테 없어!" 잭은 고함을 지르며 말했다. "내 동생이 어릴 적부터 갖고 있던 꿈이 뭔지 알아? 최고 실력의 용병이 되어 최고의 용병 조직을 창설하는 거였어!" "하지만 그 아이의 꿈은 반밖에 이루지 못한 채 너 때문에 깨져버렸어!" 제임스는 그의 유일한 형제였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 양부모에게 버려져 서로에게 의지하며 힘겹게 살아왔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더 이상 남에게 빌붙어 살지 않기 위해, 그들은 용병의 길을 선택했다. 반드시 자신의 운명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일 년 내내. 그들은 매일 지옥 같은 훈련을 거듭했다. 황량한 사막에서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를 견뎌내며 행군하기도 했고, 우림에서 야생 동물과 독사를 상대하기도 했으며, 임무 수행 중엔 빗발치는 총알과 폭탄 속에서 적과 맞섰다. 이들은 그 모든 것들을 견디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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