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화
계단을 내려오던 이윤희는 강재혁의 차가운 표정을 보고 무슨 일이 생겼겠다는 생각에 주다인의 얼굴을 자세히 살피며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다인아, 무슨 일이야?”
주다인은 저장했던 영상을 이윤희에게 건네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저도 청아와 잘 지내려고 했어요. 하지만 청아는 나를 적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 오늘 밤에 강재혁 씨가 오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심진우에게 몹쓸 짓을 당했을 거예요.”
주다인의 말 한마디에 이윤희와 송하준은 순식간에 안색이 확 변했다.
특히 영상 속에서 송청아의 비웃는 얼굴을 본 순간, 이윤희는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아이가 정말 내가 20년 넘게 키운 딸이야?'
평소엔 말 잘 듣고 얌전했던 송청아가 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짓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음흉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 너무 믿기지 않았다.
영상 속에서 전해지는 주다인의 필사적인 저항과 비명은, 듣는 것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였다.
화가 치밀어 오른 이윤희는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가정부를 향해 소리쳤다.
“청아를 내려오라고 하세요!”
한편, 방 안에서 불안에 떨던 송청아는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흠칫하더니 급하게 문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문밖에서 들려온 가정부의 목소리가 그녀의 심장을 덜컹 내려앉게 했다.
“작은 아가씨, 사모님과 대표님께서 내려오라고 하십니다.”
송청아는 바짝 마른 입술을 적시며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계단을 내려오자마자 부모의 냉혹한 얼굴과 싸늘한 분위기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눈치를 보던 송청아가 주다인을 바라보는 순간, 두 사람은 눈길이 마주쳤다. 차갑게 얼어붙은 주다인의 눈에는 조소가 섞여 있었다.
송청아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비비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빠, 엄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부르신 거예요?”
송하준은 휴대전화를 탁자 위에 내던지고 송청아를 노려보며 말했다.
“송청아, 오늘 무슨 짓을 했는지 네 입으로 말해 봐!”
20년 넘게 송씨 가문에서 자랐지만, 한 번도 이런 호통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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