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주다인은 눈을 내리깔고 담담한 표정으로 바닥을 응시했다. 문득 그녀가 걸음을 옮기자, 심진우도 그 움직임에 이끌려 시선을 돌렸다.
주다인이 바닥에서 펜던트를 주워 들자, 심진우는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리더니 속으로 비아냥거렸다.
‘송청아, 이 멍청한 계집애. 도망치다가 증거물을 떨어뜨려? 이건 네 실수니까 내 탓 하지 마.’
펜던트를 확인한 주다인의 얼굴에는 먹구름이 깔렸고 눈가에 서린 냉소와 혐오가 마치 독을 품은 듯 짙게 번졌다. 그녀의 예상대로 이번일 역시 송청아와 관련되어 있었다.
‘송청아, 계속해서 선을 넘는구나. 내가 널 언제까지 참아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 거야?’
주다인은 펜던트를 손에 꽉 쥔 채 돌아서 밖으로 향했다.
물끄러미 주다인을 지켜보던 강재혁은 흥미롭다는 듯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어디 가요?”
“증거 찾아야죠.”
호기심이 발동한 강재혁은 즉시 부하들에게 심진우를 잘 지켜보라고 지시한 뒤 느긋한 걸음으로 그녀를 따라갔다.
주다인은 학교 경비실에 찾아가 카메라를 돌려 볼 것을 요청했다.
거절하려던 경비원은 한눈에 봐도 비싼 양복을 차려입고 뒤따라 들어오는 강재혁을 보더니 높은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채고는 즉시 태도를 바꿔 주다인을 안내했다.
그녀는 모니터 속,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동영상을 찍고 있는 송청아의 모습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송 대표님과 사모님께 얘기할 생각이에요?”
주다인은 피식 웃으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비록 내가 송씨 가문에 들어간 지는 얼마 되지 않지만, 친딸은 나예요. 송청아가 나를 해치려 하는 데 알리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죠.”
곁에서 지켜보던 강재혁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발톱 있는 토끼네. 마음에 들어.'
“같이 가줄까요?”
주다인이 막 거절하려는 찰나, 강재혁이 먼저 말을 이었다.
“약혼자로서, 나도 송청아에게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있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주다인 씨 부모님께서 앞으로 어떻게 마음 놓고 나한테 다인 씨를 맡기시겠어요?”
주다인은 망설였지만 결국 거절하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