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화

사람들의 비웃음이 터져 나왔다. 심진우는 순간 체면이 구겨진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강재혁을 건드릴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표출할 수 없었다. 하지만 군중 중 누군가가 의문을 제기했다. “어, 갑자기 생각났는데 심진우 너 예전에 사귀던 여자 친구가 주다인 아니었어? 3년이나 사귀었으면서 지금도 계속 괴롭히는 거야?” “그럼 강 대표님은 대체품이 되는 거 아니야?” 중얼거리는 소리가 주다인 일행의 귀에 들어왔다. 심진우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고개를 들며 기고만장하게 말했다. “맞아, 나랑 주다인은 3년 동안 사귀었어. 그 3년 동안 주다인은 나한테 모든 걸 다 줬다고. 내가 조금이라도 다치거나 힘들어하는 걸 못 봤지.” 주다인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모든 것이라니?’ 그녀는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지만 그 외에는 자신을 철저히 지켜왔다. 하지만 심진우는 주저 없이 주다인을 더럽히기 시작했다. 그녀와 강재혁의 결혼을 망치기만 한다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심진우는 가볍게 기침하며 목소리를 더 높였다. “솔직히 3년 동안이나 함께하니 질렸어. 같은 옷을 반복해서 입으면 질리는 건 물론이고 낡아서 망가지는 법이잖아? 하지만 내가 망가뜨린 여자가 강 대표님한테 접근할 줄이야! 강 대표님, 제 진심을 이해 못 하시나요? 저도 당신이 이런 불쌍한 대체품이 되길 바라지 않았어요. 게다가 강씨 가문은 명문가인데 이런 여자를 며느리로 들일 순 없지 않나요?” 심진우의 몇 마디 말로 주다인은 순식간에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녀의 눈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손을 꽉 쥐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녀의 인격을 모욕하고 음란한 소문을 퍼뜨리는 걸 보니 심진우의 추악함을 뼈저리게 느꼈다. 돈이 많다 한들 심진우가 쓰레기 중의 쓰레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 순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앞으로 나아가 심진우가 반응하기도 전에 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