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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송하준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응, 나도 그랬지. 당신을 처음 본 순간 꼭 아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었거든.” “어휴!” 이윤희는 그의 가슴을 탁, 가볍게 내리쳤다. “부끄러운 줄도 몰라!” 송하준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딸은 우리 둘의 좋은 점만 쏙쏙 닮았잖아. 강 대표만 반한 게 아니라 다른 남자들도 다 넘어가게 생겼지.” 두 사람이 저택을 떠나자 강재혁은 한 통의 서류를 꺼내 주다인에게 건넸다. 주다인은 서류를 훑어보다가 눈빛이 환해졌다. 그 안엔 예전 운해시에 있던 모든 보육원에 대한 자료가 정리되어 있었다. 그녀는 놀라움 섞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알았어요? 제가 이걸 찾고 있었다는 걸?” 강재혁은 무심한 척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송청아가 그렇게까지 당신이 돌아오는 걸 막으려는 거 보니까 처음부터 당신이 송씨 가문의 친딸이라는 걸 알고 있었던 거죠. 그동안 송 회장 내외가 당신을 못 찾았던 이유, 혹시 송청아가 가로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했어요.” 그 말에 주다인의 미소가 더욱 환하게 퍼졌다. 역시, 강재혁은 그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주다인이 의심하는 것도 바로 그 부분이었다. “정말 고마워요, 강재혁 씨.” 그는 한쪽 눈썹을 살짝 들어올렸고 눈빛은 어느새 장난스러운 빛을 머금고 있었다. “이제는 강 대표라고 안 부르네요?” 주다인은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게 뭐가 달라요?” “그만큼 나랑 가까워졌다는 뜻이죠.” 앞으로는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주다인은 그 말 속에 묘한 뉘앙스를 느끼고는 살짝 긴장했다. 그제야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꽤 가까워졌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이대로라면 강재혁이 조금만 다가와도 그녀는 도망치지도 못 할 것 같았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고 주다인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났다. 그녀는 원래부터 스킨십에 예민했고 의사라는 직업 때문인지 위생 관념 또한 남달랐다. 그런데 왜 강재혁이 가까이 오면 얼굴이 달아오르고 심장이 빨라질까? 강재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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