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화
서로, 더는 방해하지 않기로 한 듯.
강재혁은 전화를 받으며 평소의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무슨 일이야?”
“대표님, 송청아와 심진우의 통화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두 사람이 만날 약속을 했는데, 뭔가 꾸미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 말을 들은 강재혁의 눈매가 날카롭게 좁혀졌다.
심진우는 주다인의 전 남자친구였다.
그가 다시 입을 열었을 땐 목소리 위에 서릿발이 내려앉아 있었다.
“두 사람이 무슨 거래를 하려는지 철저히 파악해.”
“알겠습니다, 대표님.”
한편, 통화를 마치고 돌아온 주다인은 멀리서 강재혁의 뒷모습을 보았다. 키 크고 반듯한 등줄기를 곧게 편 채 통화 중인 그의 모습엔 말 한마디 없이도 사람을 압도하는 기운이 있었다.
주다인은 눈빛을 잠시 반짝였고 강재혁이 전화를 끊고 돌아보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
“바쁘시면 먼저 가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전 이만 집에 가볼게요.”
강재혁은 그녀를 한순간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거절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워다 주죠.”
두 사람은 말없이 송씨 가문으로 돌아왔다.
차에서 내린 주다인은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고 돌아섰고 단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강재혁의 입가에 비꼬는 듯한 미소가 스쳤다.
“제법 매몰차게 가버리네.”
예전 같았으면 다가가기만 해도 애를 쓰며 들러붙던 여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오히려 자신보다 더 무심한 구석이 있다. 그러니 흥미로울 수밖에.
그와 달리, 주다인은 강재혁과 떨어지자마자 공기가 훨씬 맑아진 것 같았다. 전신이 후련했고 한결 가볍게 집으로 들어섰다.
이윤희는 거실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가 딸이 돌아오는 걸 보고 얼른 일어났다.
“다인아, 아빠는 만났니? 괜찮으셔? 강 대표가 강성 병원으로 옮기면 더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하더라.”
주다인은 이윤희를 안심시키기 위해 나직하게 말했다.
“제가 직접 검사해봤어요. 아빠 상태, 많이 좋아지고 계세요. 곧 깨어나실 수 있을 거예요.”
그 말을 들은 순간, 이윤희의 마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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