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화
그런데 주다인의 뇌리에는 불현듯 며칠 전 백화점에서 마주쳤던 그 여인이 떠올랐다.
그 여인의 울분 가득한 눈빛이 마치 자신을 대변하는 듯했고 또 어딘가에서는 어린 소녀의 간절한 목소리를 대신 외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전 운해 대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운해병원에 들어와 인턴부터 시작해 지금의 주치의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제 모든 청춘을, 제 전부를 이 병원에 바쳤습니다. 매일이 전쟁 같았고 매 수술에 온 마음을 다했습니다.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으며 언제나 최선을 다했죠.”
“저는 제 손에 맡겨진 환자들에게 한 점 부끄럼 없이 진심을 다해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송 회장님의 사건과 관련해서 그분이 병원에 실려 와 응급수술을 받던 그날, 몇 시간이고 손에 땀을 쥐며 직접 수술을 집도해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이유 없이 누명을 썼고 더 심각한 건, 어떤 이들은 그 환자의 생명 따윈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로 인해 송 회장님께서 심장 질환으로 사망 직전까지 갔습니다!”
그녀가 한 마디, 한 마디 말할 때마다 날이 선 비수가 병원장과 주임의 가슴을 정통으로 찔러왔다. 그들의 얼굴은 점점 절망으로 물들어갔다.
그러나 주다인은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또렷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건이 터진 뒤, 병원은 주치의의 말보다 외부의 모함을 믿었습니다. 진실을 밝히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전 이 병원에 대해 완전히 실망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절대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그녀는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고 말마다 결기가 서려 있었다.
그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기세에, 심지어 곁에 있던 강재혁조차 시선을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흥미와 미소가 깃들어 있었다.
주다인은 깊게 숨을 들이쉰 뒤, 기자들을 향해 오늘의 마지막 말을 꺼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저도 끝까지 진상을 밝힐 겁니다. 누가 약을 바꿔치기했는지 반드시 밝혀내서 송 회장님께도, 제 자신에게도 마땅한 정의를 돌려드릴 겁니다. 그리고 송글 그룹 또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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