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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9장

결국 설씨 어르신이 주저하며 말했다. “은아야, 우리가 전에 너랑 관계를 끊자고 하긴 했지만 우리가 무정하고 의리가 없더라도 지금 네가 우리 설씨 집안을 마지막으로 한 번만 도와줄 수 없겠니!” “이번 일만 지나고 나면 우리 집안과 너희 집안은 다시 아무런 관계가 없는 걸로 하자!” 분명 설씨 어르신은 지금 은혜를 갚으려고 하는 것 같았다. 은아는 원래 그들을 상대할 생각조차 하지 않다가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의 가엾은 모습을 보고 마음이 누그러져 결국 이렇게 말했다. “제가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는 줄 수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건 당신들의 몫이에요.” “그래, 말해봐!” 설씨 어르신의 눈 앞이 번쩍 뜨였다. 은아는 심호흡을 하며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들 예물도 다 팔고, 현금도 다 나눠 가지고,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했잖아요?” “지금 그 물건들을 전부 다 팔면 얼마쯤 모을 수 있는지 보고 나머지는 다시 말할게요!” 은아의 말을 듣고 지연이 제일 먼저 화를 냈다. “설은아, 너 이게 무슨 뜻이야? 설마 앞으로 우리보고 노숙이라도 하라는 거야?” “네 집이랑 차가 어떻게 오게 됐는지, 네가 나보다 더 잘 알잖아. 원래 네 물건이 아니었어. 그래서 지금 다시 돌려 달라고 하는 건데 이게 뭐가 문제야?” 은아가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난 상관 안 해. 어쨌든 난 집이랑 차 안 팔 거야! 기껏해야 다 같이 죽는 건데 뭐!” 지연은 흉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 말이 나오자 설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불만이었다. “설지연, 너 말 좀 똑바로 해! 적어도 예물의 절반은 네가 다 가져 갔잖아. 네가 집도 팔고 차도 팔아야 정상 아니야?” “돈도 네가 제일 많이 썼으니 당연히 네가 앞장서서 토해 내야지!” “살기 싫으면 너 혼자 뛰어 내려. 네가 죽으면 네 재산 다 팔아버리게!” 설씨 집안 사람들은 자신의 재산을 결국 지켜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어쨌든 설지연에게 먼저 자산을 팔라고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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