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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6장

양유훤은 하현의 옆자리에 긴 다리를 꼬고 앉아 말했다. “새 가게를 열 때까진 피를 보지 않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어. 그렇지 않으면 가게에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 “하지만 이렇게 된 거 할 수 없지. 관청에 신고해서 쫓아내면 돼.” 오늘 밤 일로 양유훤은 확실히 기가 쇠잔해졌는지 크게 싸울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걱정하지 마. 우리 양가백약이 앞으로 순탄하도록 한 방울의 피도 보지 않을 테니까.” 하현은 핸드폰을 들고 메시지를 보내며 미소를 지었다. “관청에 신고할 필요도 없어.” “페낭의 수사팀장들이 그렇게 밤 생활을 좋아하시는데 우리가 방해하면 안 되지.” “우리처럼 훌륭한 시민은 자잘한 일은 스스로 해결해야지.” 가벼운 농담을 하는 사이 차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옆에 있는 양씨백약 플래그십 스토어의 화려함에 비해 하현의 양가백약은 더없이 쓸쓸하고 어두워 보였다. 정성껏 준비한 간판은 부서져 있었고 현장에는 무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녀가 둘러앉아 있었다. 선두에 선 180센티미터가량의 젊은 남자는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며 얼굴에는 살기를 띠고 있었다. 비록 그의 두 손에는 아무런 무기도 없었지만 위협하듯 고개를 좌우로 까딱거리며 소미담을 향해 거칠게 입을 열었다. “빨리 하 씨 그놈 오라고 해!” “안 오면 또 얼굴을 때릴 거야!” “감히 우리 페낭 무도관에 가서 사람을 때려? 우리 양 씨 가문 도련님 얼굴을 때리려는 거야?” “간덩이가 부었군!” “이 일은 내가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 “내가 그놈 스스로 가게를 직접 부수게 만들 거야! 그리고 양씨백약 앞에 사흘 동안 무릎 꿇게 만들 거야!” 낮에 하현을 공격했음에도 원가령은 분명 마음이 시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양신이가 직접 황지호에게 전화를 걸어 눈물로 호소하자 여수혁과도 견줄 수 있는 황지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사람들을 끌고 양가백약으로 밀어닥쳤다. 황지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하나같이 의분을 감추지 못했다. “개자식! 감히 촌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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