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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2장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덧 최후통첩의 마지막 날 오후가 되었다. 하현은 오후 네 시에 무맹 청사에 도착했다. 하현의 곁을 따라다니는 사람은 사청인이었다. 조금도 미모가 퇴색되지 않은 그녀의 얼굴이 놀라움을 자아내었다. 그러나 여전한 얼굴이었지만 요염함은 사라지고 커리어 우먼다운 세련미가 한층 더해진 것 같았다. 하현이 그녀를 곁에 가까이 남겨둔 이유는 그녀의 무성 인맥과 그녀의 침착한 성격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늘 그녀를 이 자리에 데리고 온 것도 그녀가 다소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하현, 이제 오는군.” 하현이 탄 차가 멈추자 소식을 들은 만진해는 한 무리의 직원들을 이끌고 마중나와 있었다. 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어르신, 오래 기다리셨죠?” “아니, 나도 방금 왔어. 오래 기다린 건 저놈들이지.” 만진해는 흥미로운 눈빛으로 하현에게 말했다. “무맹 대표들이 펄쩍펄쩍 날뛰고 성을 내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줄 알았는데.” “저렇게 한 시간 가까이나 기다릴 줄은 몰랐어.” 하현은 별다른 흔들림 없는 표정으로 말했다. “그들이 어떻게 박차고 나가겠습니까?” “우리 대하무맹을 제대로 짓밟지도 못했고 저 하현의 얼굴도 뭉개버리지 못했는데 어떻게 가겠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했던 그 많은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거잖습니까?” “아무 의미가 없게 되는 거죠.” “조한철이 오랫동안 와신상담을 한 이유가 바로 오늘 이 순간을 기다렸기 때문이죠!” “아마 분명히 저 위에 있을 겁니다. 게다가 우리 대하를 아주 역겨운 벌레 보듯 하는 눈빛으로요.” “다른 사람들이 박차고 가려 해도 조한철이 기를 쓰고 말렸을 겁니다.” 만진해는 감탄해 마지않는 듯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하현, 정말 대단하네! 자네는 현장에 없었지만 마치 이미 현장에 있었던 사람처럼 말하는군!” “자네 말대로 그 대표들이 몇 번이나 박차고 일어서려고 했었어.” “그런데 조한철이 퉁명스럽게 한마디하며 말렸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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