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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0장

”그만해. 여기 비서가 함부로 나서서 말할 자리라고 생각하는 거야?” 이때 구평도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평소에 내가 그렇게 가르쳤어?” “우리가 오늘 특별실을 예약했다고 해도 맹주님이 감히 가신다고 한다면 우리로선 맹주님과 경쟁할 재간이 없지.”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는 걸 알기만 하면 돼.” “그리고 방금 그 말은 뭐야? 맹주님을 끌어내리기라도 하자는 거야?!” “어서 가서 반성이나 해!” 구평도는 여비서를 호통친 후 빙긋 웃으며 만진해를 바라보았다. “맹주, 죄송합니다.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는 여비서라 아직 훈련이 덜 되었습니다. 저런 소리를 하다니! 부디 개의치 마십시오.” 그리고 그는 여비서를 다시 한번 힐끔 쳐다보며 다그쳤다. “어서 맹주 어르신께 사과하지 않고 뭐해?” 여비서는 한껏 비꼬는 표정을 숨기지 않으며 고개를 숙였다. “맹주 어르신, 죄송합니다.” “괜찮네. 신경 쓰지 말게.” “가정교육을 잘못 받은 건 자네 잘못이 아니지. 어차피 개 입에서 상아를 토해 낼 순 없는 일이야.” “개 집에 살면서 어떻게 교양이라는 두 글자를 볼 기회가 있었겠나?” 만진해는 조금도 흔들림 없는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 관직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어떻게 이런 소인배들의 횡포에 넘어가겠는가? 만진해는 무덤덤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내가 요즘 일을 잘하지 못해서 국외에 있는 우리 대하 사람들이 힘든 일을 겪었다면 반성해야지.” “반성할 때 반성하더라도 밥은 먹어야지.” “기왕 이곳까지 왔으니 구평도 자네가 아니라 황금궁이 온다고 해도 난 오늘은 양보 못하겠네.” 만진해는 구평도를 똑바로 쳐다보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오늘은 부맹주 자네가 방을 좀 바꿔주시게.” 만진해는 지금 이 순간 단순히 밥 한 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양측의 힘겨루기가 걸린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가 여기서 물러난다면 앞으로 명예 맹주로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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