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47장
하현이 일어서자 진주희는 그의 존재를 의식한 듯 반보 뒤로 물러서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하지 않았다.
이 모습은 용천진을 적잖이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사청인도 용천진과 마찬가지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순간 설마 하는 생각이 그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바로 용문 집법당의 당주야.”
이 말을 들은 집법당 제자들은 모두 손에 칼을 든 채 엄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당주님, 인사 올립니다!”
“당주님, 인사받으십시오!”
하현을 부르는 소리가 하늘과 땅을 울리며 장내를 휩쓸었다.
용천진의 표정은 순식간에 굳어졌고 그를 따르던 여자들도 모두 넋이 나간 표정이 되었다.
“하현이 당주라고?!”
용천진에게서 하현이 보통 거물이 아닐 거라는 얘기를 귀띔으로 들은 사청인조차도 하현이 용문 집법당 당주라는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아무리 돌이켜 생각해 보아도 하현이 당주일 거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았다!
“하현이 당주라고?”
“용문의 새로운 집법당 당주는 젊고 의기양양하고 실력이 출중하여 용문의 신임을 한몸에 받는다고 하던데 설마 그 사람이 바로 이 사람?”
“그럴 리가?! 하 씨 성을 가진 이놈은 아무리 보아도 당주 같아 보이지 않는데!”
“하지만 만약 그가 당주가 아니라면 진주희가 뭐 하러 이렇게 공손할 필요가 있겠어?”
집법당 자제들이 두 손을 모으고 공손한 자세를 취하자 용천진이 데려온 용 씨 가문 고수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용 씨 가문과 용문은 막역한 관계다.
많은 용 씨 가문 고수들은 사실 용문에서 나왔다.
만약 눈앞의 이 사람이 정말 용문 집법당의 당주라면 그들이 그에게 맞서는 것은 그야말로 하극상, 대역무도한 죄를 짓는 것이었다.
화려하게 치장한 용천진의 여자들은 모두 죽일 듯 하현을 노려보았다.
땅바닥에서 일어서려고 발버둥치던 탁심설은 온몸이 더욱 뻣뻣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려 무슨 말을 하려고 해도 도무지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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