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9장
”이놈은 나한테 함부로 죄를 뒤집어씌웠고 내가 내민 문주의 증표를 위조했다고 몰아붙이며 내게 칼을 들이댔어. 내 가족을 모조리 죽고 조상들 무덤을 다 파헤쳐 뼈를 날리겠다고 한 놈이라고!”
하현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고작 반 년치 급여를 못 받는 게 벌이야?”
“용천진 사람으로서 지금 나랑 장난하는 거야?”
“사람이 양심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하현이 감히 자신을 의심하며 덤벼들자 탁심설의 안색이 갑자기 일그러졌다.
이때 용철구가 옆에서 냉소를 지으며 끼어들었다.
“개자식! 네가 뭔데?”
“네가 뭔데 우리 용문과 용 씨 가문에서 하는 일에 이래라저래라야?”
“용천진이 오냐오냐하니까 아주 날 우습게 보는 거야? 날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해?”
“똑똑히 들어! 난 용 씨 가문 사람이야!”
“아무리 핏줄이 약하다고 해도 내 성은 용 씨라고!”
용철구는 영악한 미소를 얼굴 가득 그리며 말을 이었다.
“반 년치 급여를 못 받는 것만으로도 네놈 체면을 엄청 세워 준 거라고!”
“잘 들어! 당신 같은 하찮은 놈들 목숨 따위 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야! 알아들었어?!”
“오늘 탁심설의 체면을 봐서 이대로 당신을 보내 주겠어!”
“하지만 다음엔 절대 봐주지 않을 거야!”
“그땐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아내도, 당신 가족도 모두 죽여버릴 거라고!”
“참, 당신 아내는 특별히 제일 나중에 죽일지도 몰라. 아주 얼굴이 쓸 만하거든!”
“맛있게 즐긴 뒤 죽여버리겠어!”
“생각만 해도 너무 맛있을 것 같은데!”
분명 용철구는 오늘 하현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듯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보내기엔 너무 억울했다.
그래서 그는 제 버릇 남 못 주듯 거친 입으로 험한 말을 내뿜고 있었다.
하현한테 맞은 뺨이 몇 대인가?
지금 누구 때문에 자신의 얼굴이 이 꼴이 되었단 말인가?
“됐어, 용철구. 나까지 창피하게 만들지 마!”
“이제 와서 그런 헛소리하면 뭐해?”
“남들이 우릴 보고 웃을 거야!”
탁심설은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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