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18장
하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마영아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 꽤나 침착하군그래. 어디 당신이 어디까지 이렇게 용감하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지, 용천오를 위해 어디까지 물불을 가리지 않을 수 있는지 보자고. 아주 궁금하군.”
“지금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당신을 이 지경에서 구해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마영아는 비아냥거리듯 차갑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아니, 모두 틀렸어. 당신은 감히 날 죽이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야.”
“날 죽이기는커녕 날 해칠 엄두도 못 내고 있어.”
“왜냐하면 난 용천오의 사람이니까!”
“어디 날 죽여 봐! 그랬다간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 주변 사람들까지도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용천오를 상대로 몇 번 이겼다고 생각하지 마. 그건 용천오가 별로 상대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었던 것뿐이야.”
“정말 용천오가 피바람을 일으키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당신은 절대 그를 감당할 수 없어!”
마영아는 웃음기를 싹 거두고 냉기가 흐르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내가 좋은 마음으로 당신한테 충고 한마디 할게. 날 건드리지 마. 그리고 용천오를 몰아붙이지 마.”
“이 정도로 좋은 말 할 때 그만두라는 거야. 내 말뜻 알아들었길 바라.”
하현은 마영아의 말에는 가타부타 대꾸하지 않고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타깝게도 난 말이야. 누군가가 날 협박하는 걸 가장 싫어해. 난 항상 부드럽게 나오는 상대한텐 부드럽게 대하고 강하게 나오는 상대한테만 강하게 반발해.”
“나한테 싹싹 빌면 내가 봐줄 수도 있어.”
“그런데 이제는 당신을 정말 죽여야 할 것 같아.”
바로 그때 멀리서 무장 헬기 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별장 잔디밭에 무장 헬기가 멈춰섰다.
헬기 문이 열리는 순간 희미하고 냉랭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하 씨. 당신은 절대 내 사람을 죽일 수 없어!”
이 소리를 듣고 마영아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다.
“용천오, 내가 일을 잘 처리하지 못했습니다. 부디 벌을 내려 주십시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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