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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7장

마영아는 오만한 미소를 지었고 손에 든 총을 휘두르며 하현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무릎 안 꿇고 뭐 하는 거야?!” 최희정은 하현이 굴복하기를 기다리며 뒤에서 흡족한 미소를 떠올렸다. 최희정의 눈에 용천오는 하현 같은 데릴사위와는 비교도 안 되게 높은 존재로 보였다. 일찌감치 무릎을 꿇었다면 자신의 주식도 반토막이 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의 딸도 이런 생고생을 하지 않아도 될 터였다. 최희정의 의식 속에서 이 모든 것은 다 하현의 잘못이었다. “자, 무릎 꿇을 테니 함부로 굴지 마...” 하현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숨을 들이쉬었고 두 다리를 구부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두가 하현이 무릎을 꿇을 거라 생각한 순간 그의 두 발에 힘이 들어가면서 용수철처럼 튀어 올랐다. “휙휙!” 하현은 수십 명의 남자들을 제치고 마영아 앞으로 돌진했다. 마영아는 멍한 얼굴로 눈앞의 하현을 바라보았다. 하현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엄청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마영아를 둘러싸고 있던 경호원들도 모두 놀라 멍하니 얼어붙었다. 눈으로 보고도 도무지 믿기 힘든 일이었다. 도저히 자신들이 손을 쓸 수 있는 종류의 행동이 아니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손에 든 총을 들어 올려 무의식적으로 방아쇠를 잡아당겼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총알은 모두 하현을 빗나가고 말았다. 그러나 총알 하나가 후방 문설주에 맞고 튀었다가 최희정의 이마에 딱 꽂혔다. 하현이 무릎을 꿇는 모습을 고소해하던 최희정은 그대로 기절했다. “퍽!” 하현은 마영아가 반응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얼른 마영아를 향해 손바닥을 날렸다. 순간 마영아는 몸이 날리며 땅바닥에 처박혔다. 그리고 하현은 설은아를 부축해 안았다. 곧이어 마영아가 물러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현은 이미 두어 걸음 앞으로 나와 마영아의 얼굴에 발을 갖다 대었다. 그는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마영아, 내가 지금 무릎을 꿇어야 해?” 장내는 충격에 휩싸였고 모두들 이 상황이 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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