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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9장

하현은 웃으며 일어섰지만 바로 떠나지 않고 용천오에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의 오른쪽 뺨을 툭툭 건드리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용천오, 천리 밖에서 온 귀인을 이렇게 거절할 필요있어?” “지금 이 상황에서 당신 혼자 버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물건도 팔지 않고 돈을 빌려 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아?”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누가 당신한테 돈을 빌려줄까?” “조한철? 김준걸?” “눈앞의 이런 어려운 상황도 함께 견딜 만큼 그들이 당신과 가깝다고 생각해?” “순진한 생각 하지 마...” “조만간 부동산을 팔아야 할 거야. 누구한테 파느냐가 문제지.” “나한테 직접 파는 게 꺼려진다면 중개업자를 불러서 얘기해도 돼.” “결국 내 손에 넘어오게 될 테니까.” “게다가 당신이 이렇게 시간만 끌면 가격만 점점 더 낮아져. 하루에 10% 정도?” “그러니까 누가 먼저 굴복하나 보자고! 누가 더 오래 버티나 두고 보지 뭐!” “내 생각엔 결국 당신이 얼마 못 버틸 것 같긴 하지만.” 말을 마치며 하현은 테이블 위에 놓인 반찬을 손으로 슬쩍 집어서 오물오물 씹으며 돌아섰다. 하현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용천오의 도도한 눈꺼풀이 자꾸 떨렸다. 만약 자신이 여기서 정말 무너진다면 그건 여러 가지 일이 어쩌다가 겹쳐져서 무너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하현 저놈이 파놓은 구덩이에 옴짝달싹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6년 만에 무성의 중심인물로 부상했고 무성 상업 질서를 재창조했다는 명성을 들었던 용천오가 지금 이런 꼴이 되다니 억울하고 분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잠시 이를 악물고 험악한 얼굴로 하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마영아, 플랜 B를 실행해. 하현 저놈이 강한지 내가 강한지 두고 보자구!” ... 바깥으로 나온 하현은 태연하게 용 씨 가문 별채를 떠났다. 국술당으로 돌아온 하현은 몇 명 학생들에게 지도를 한 후 업무용 차로 들어가 잠깐 휴식을 취했다. 현장의 질서를 담당하던 진주희도 지금 현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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