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장
조한철을 보고 있던 경홍근은 한달음에 달려가 두 손을 늘어뜨린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 세자.”
조한철은 손바닥을 닦으며 값비싼 대홍포 한 잔을 받아 입을 헹군 후 말했다.
“상관, 여기가 무슨 명승유적지라도 됩니까?”
무미건조하게 툭 내뱉은 말이었지만 경홍근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상관인 경홍근이 오늘 아침에 한 번 왔다가 다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유일하게 설명할 수 있는 일은 상관 경홍근이 그 오만방자한 놈을 제압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제압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체면을 완전히 구겼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았다면 경홍근이 이렇게 빨리 다시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상관 경홍근은 순식간에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그는 황송한 자태로 두 손을 공손히 모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조 세자,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일을 잘못 처리해서 조 세자의 체면까지 구겼습니다.”
“오늘 잃어버린 체면을 되찾으려고 당당하게 조 세자의 명함을 내밀었어요.”
“그런데 그놈이 명함을 박박 찢어 버리고 우릴 무성 경찰서에 신고를 해 버렸어요.”
경홍근은 조 세자 앞에서 숨김없이 모두 털어놓았다.
“참, 그놈은 이대성 부부도 손쉽게 제압한 모양이더군요.”
“용천오도 이대성 부부를 지키지 못했다고 했어요.”
“용천오가 그 외지인을 제압하지 못했다?”
조한철의 얼굴에 흥미진진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는 정자 안으로 들어가 앉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참 재미있는 놈이 나타났군.”
“하지만 별거 아닙니다.”
“용천오가 요즘 무성 신시가지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어서 용 씨 가문 내의 몇몇 원로들도 그의 능력에 의문을 품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 중요한 시기에 그가 이대성을 함부로 감싸려고 하진 않았을 겁니다. 당연한 일이에요.”
“게다가 용천오는 용 씨 가문 세 후계자들 중 최강도 아니고요.”
“상대가 정말로 용천오를 억눌렀든 아니든 간에 그놈이 충분히 강하다는 걸 말하기엔 부족하죠.”
“그런 사람 앞에서 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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