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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43장

루돌프는 눈앞의 사람을 벌레 보듯 경멸하는 눈빛을 숨기지 않았다. 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난 의사가 아니고 의술도 모릅니다.” “당신은 아마도 죽는 사람도 살린다는 명의가 확실할 겁니다.” “그런데 의술이 그렇게 대단한데 어떻게 자신의 말 못할 사정은 치료하지 못합니까?” “당신은 이 일을 할 때마다 마음이 불안하고 불편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의심하는 자신을 발견하죠, 안 그런가요?” 의기양양하던 루돌프의 낯빛이 갑자기 굳어졌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하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의 말 못 할 속내를 하현이 이렇게 꿰뚫어 볼 줄은 몰랐다. 자신이 아무리 죽은 자도 살리는 명의라는 명성을 얻었다고 해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할 고충은 도저히 해결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이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의 명성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잠시 후 갑자기 굳어졌던 루돌프의 얼굴이 펴졌다. “혹시 나에 대한 뒷조사라도 한 겁니까?” 루돌프의 표정이 변하자 만진해와 만천우는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하현이 말한 그 말 못할 비밀이라는 게 무엇인지 이해한 모양이었다. 처음에 어리둥절해하던 영지루도 잠시 후 무슨 일인지 알아차리며 화들짝 놀랐다. “내가 뭐 하러 당신 뒷조사를 하겠어요? 당신은 이미 명성이 어마어마한 사람인데 내가 뭐 하러 그런 짓을 하겠습니까?” 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오늘 처음 만났는데 어떻게 뒷조사를 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좋은 뜻으로 한마디 더 드리죠.” “동물 내장은 에스트로겐이 매우 높아요. 당신이 동물의 내장을 오랫동안 섭취함으로써 에너지를 왕성하게 유지하는 것은 좋은 일이에요.” “하지만 과유불급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말 못 할 사정은 스스로 치료가 불가능해요. 그렇다고 당신의 신분으로 전문의를 찾아가기도 좀 부끄럽겠죠. 장기적으로 볼 때 하체에 큰 무리가 올 겁니다...” 루돌프는 온몸이 움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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