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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87장

노인은 백전백승의 달인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자신의 앞에 우뚝 선 하현의 모습이 보이자 겨우 정신을 차리며 제대로 선 노인은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서려고 했다. 다만 그가 물러나는 속도보다 하현이 손바닥을 뻗치는 속도가 좀 더 빨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하현은 바로 노인에게로 가서 그의 손바닥을 노인의 얼굴에 쓸어내렸다. 노인은 이를 악물고 두 손을 가슴에 대고 하현의 공격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막을 틈도 없이 하현의 손바닥이 그의 얼굴에 떨어졌다. “촥!” 낭랑하고 찰진 소리와 함께 노인의 몸이 붕 날아올랐고 땅에 떨어지는 순간 그의 입가에선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완전한 KO 패였다! 최고의 병왕 고수로서 이렇게 쉽게 패하다니! 하현은 냉담한 표정으로 노인의 곁을 스쳐 지나쳤고 비틀거리며 일어선 하구천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날 건드려?!” “감히 날 쳐?” “하현, 겨우 네까짓 놈이 날 건드려?!” “도저히 살려둘 수가 없군!” 하구천은 자신의 얼얼한 얼굴을 감싸며 잡아먹을 듯 차가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 “아직 내가 손도 뻗지 못했는데 감히 날 먼저 쳐?!” “하현, 요 며칠 항성과 도성에서 주먹깨나 썼다고 아주 기고만장한 모양이군!” “아주 항성과 도성에서 뭐라도 된 것 같지?” “그렇다면 내가 제대로 당신 정신 교육시켜 주겠어! 당신의 그 태도가 얼마나 어리석고 무지했는지를 알려 주겠다고!”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구천은 사납게 웃으며 손뼉을 쳤다. “귀한 시간 내어 여기 모이신 여러분! 저를 위해 저 쓰레기 같은 놈을 청소해 주십시오!” 말을 마치며 하구천은 연회장 구석을 응시했고 거의 백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군중을 헤치고 걸어 나왔다. 이들은 입고 있던 양복을 훌훌 벗어던지더니 미리 입고 있던 섬나라 전통 의상을 드러내었다. “섬나라의 음류, 무카이 집안이 하 소주를 축하드립니다!” “섬나라의 귀족 가문이 하 소주를 축하하며 하 소주의 앞날에 무한한 성공이 함께하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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