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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8장

하현은 하문준이 하구천의 야심을 누르고 그에게서 모든 기회를 없애버리기 위해 이렇게 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하문준의 갑작스러운 행동은 하현을 격랑에 빠뜨린 것이나 다름없었다. 오늘부터 하구천 집안은 자신과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 하문준이 얼마나 고심했고 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은 하현도 잘 안다. 하지만 어쨌든 뒤통수를 맞았다는 느낌은 떨칠 수가 없었다. 하현은 앞으로 나가 자신이 데릴사위가 될 마음이 없음을 선언하려고 했다. 하지만 당난영과 하수진의 간절한 눈빛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 둘도 하현이 오늘 결국은 권력을 장악할 것이란 걸 확신했다. 그러나 문제는 하구천을 상석에서 밀어내고 섬나라와 노국의 세력마저 항성과 도성에서 쳐내려면 결국 어쩔 수 없이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닥쳐!” “모두들 입 닥쳐!” 바로 그때 노부인이 손에 들고 있던 용머리 지팡이를 치켜들며 노한 기색을 드러내었다.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에 언제 당신 같은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 “당신들은 말할 것도 없이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수하들일 뿐이야!” “10대 가문, 그리고 다른 4대 문벌, 4대 초석이 와도 우리 항도 하 씨 가문의 일에 왈가왈부할 자격은 그 누구도 없어!” 노부인은 기분이 몹시 상한 모양이었다. “여기서 감히 누구라도 한마디만 더 하거라!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이야! 지난 몇 년 동안 항성과 도성에서의 우정이 깨지더라도 날 탓하지 마!” 화풍성이 간신히 애써 미소 지으며 입을 열었다. “노부인, 우리가 항도 하 씨 가문 일에 간섭하려는 게 절대 아닙니다.” “우리는 그저 항성과 도성이 대하에서 영원히 편안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리는 단지 항도 하 씨 가문이 해외 세력의 노리개가 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요!” “우리는 그 목표를 위해서 작은 힘을 보태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노부인은 화풍성의 말에 냉소를 흘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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