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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1장

하수진의 말을 듣고 하현은 약간 어리둥절했다. 그가 항성과 도성에 이렇게 오랫동안 머무르는 이유는 하수진이 말한 대로 대하 남쪽 관문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섬나라, 노국의 야심가들을 모두 항성에서 내쫓아야만 했다. 이것이 하현의 마음속에 품은 대의였기 때문에 그는 조금도 양심에 부끄럽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날 하수진이 그에게 말했었다. 항도 하 씨 가문 소주 자리에 앉으면 대하의 남쪽 관문을 더욱 안전하고 공고히 만들 수 있다고. 지금 그 생각이 떠오르자 하현은 왠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심정이었다. 운명이 사람을 농락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하현의 표정을 살피던 하수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고 어리둥절해 있던 항도 하 씨 가문 고위층들을 힐끗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 “항도 하 씨 가문은 오랫동안 자격을 갖춘 후계자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하현 당신은 가장 최고의 자격을 갖춘 후계자야.” 하수진은 두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작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둘의 결혼은 허상에 불과해. 연극하는 거라 생각해.” “당신만 잘하면 대하 관문도 더없이 안정되니 수지맞은 장사 아니야?” 하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한 얼굴로 하수진을 바라보았다. 그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막막했다. 바로 그때 옆에 있던 하백진이 마침내 반응을 보였다. 그녀는 갑자기 앞으로 달려들어 하수진의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야! 하수진! 너 입 닥치지 못해!” “머리에 총 맞았어?” “넌 문주의 양녀일 뿐이야. 하현과 결혼하다고 해도 그가 소주가 될 수는 없다고! 항도 하 씨 가문 사위?” “흥! 웃기고들 있어!” “내 말 잘 들어. 오늘 이런 자리는 양딸이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있는 자리가 아니야!” “당장 입 닥치지 않으면 항도 하 씨 가문을 대표해서 널 가만두지 않겠어!” 하백진은 살벌한 표정으로 하수진에게 으르렁거렸다. 하백진이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치밀한 계획을 세웠던 이유는 하구천이 하문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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