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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88장

”문주 어르신.” “아버지.” 하구천과 하백진이 항도 하 씨 본가를 떠나던 그 시각. 하현과 하수진 두 사람은 해변에 있는 당난영의 거처로 향했다. 당난영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지만 하문준은 해변 별장 근처 모래사장에서 바비큐 그릴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현과 하수진이 도착했을 때 바비큐 그릴 위에 생굴이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향긋한 냄새를 사방에 풍기고 있었다. 하현은 사양하지 않고 향긋한 냄새로 코끝을 자극하는 굴을 집어 ‘후룹'하고 들이마시듯 한입에 털어 넣었다. “섬나라에서 온 굴은 정말로 입에서 살살 녹는군요.” “섬나라 사람들은 다 별로지만 그들의 음식은 배울 점이 많습니다.” 하현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본 하문준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석에 앉은 자는 적들에 대해 강약을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하네. 이렇게 작은 것은 한입에 털어 넣고 큰 것은 군대부터 하나하나 철저히 살펴 공평하고 치우치지 않은 시야를 가져야 해.” “한 나라가 싫다고 해서 편견을 가져서는 안 돼. 반대로 한 나라를 좋게 본다고 해서 너무 치켜세워서도 안 되지.” “실사구시만이 진정 부강한 나라를 이룩할 수 있어.” 하문준의 말에 하현은 빙긋이 웃으며 하수진에게 시선을 돌렸다. “잘 들었어? 지금 문주 어르신께서 당신한테 상석에 앉은 자로서 갖춰야 할 덕목을 가르쳐 주고 계신 거야.” 하수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소리 없이 웃었다. 하현이 일부러 화제를 돌리는 것을 보고 하문준도 더 이상의 얘기는 하지 않고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좋아. 야식 먹으러 왔으니 이런 헛소리는 이제 그만하자고.” “닭 날개 몇 개 더 구워지면 이제 준비는 거의 다 된 셈이구만.” 하현은 옆에 있는 아이스박스에서 맥주 한 병을 꺼내 한 모금 마시더니 미소 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문주 어르신, 요즘 바쁘시죠?” “십 년 전 일은 잘 진행되고 계십니까?” 하현의 눈에 오늘 하문준이 여기에 나와 한잔하자는 걸 보니 꽤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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