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1장
하구천은 자신이 태어나서 이 자리에 앉기까지 처음으로 죽음의 압박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똑똑히 느꼈다.
지금 그의 곁에는 아무도 그를 보호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5분 동안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탕탕탕!”
하구천이 도랑을 타고 기어 나올까 어쩔까 망설이고 있을 때 총소리가 울렸다.
곧이어 원래도 견고하지 않았던 시멘트 판이 진동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구천의 안색은 더욱 흙빛이 되었고 한껏 움츠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가 지금처럼 진흙탕 속에 웅크리고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
이것은 하구천의 일생일대 가장 큰 수치였다.
이를 악물며 눈썹을 찡그리던 하구천은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이 저격수는 왜 이런 쓸모없는 저격을 할까?
그가 지금 숨어 있는 곳은 절대적인 사각지대였다.
상대방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단기간에 그를 어찌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그의 옆에 있는 시멘트 벽은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단단한 생명의 부적이었다.
그러나 순간 하구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상대방의 사격에 시멘트 벽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을 알아차렸다.
“제기랄!”
순간 시멘트 벽이 흔들리며 떨어졌고 하구천을 향해 덮치려 하고 있었다.
“개자식!”
하구천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무너지는 시멘트 벽을 피해 밖으로 나온 하구천을 맞이한 것은 오싹한 죽음의 공포였다.
죽음의 그림자가 그에게 다가와 끊임없이 위험하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
“탕탕탕!”
총알이 빗발쳤다.
하구천은 그 자리에서 굴렀다.
위험한 상황에서 그는 극적으로 총알 세 발을 피했다.
지하실에서의 폭격과 빗발치는 총알 속에 하구천의 전투력은 이미 반쯤은 상실한 상태였다.
원래의 그였다면 이 포탄 속에서도 어떻게든 역추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고 무슨 생각을 한들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최선을 다해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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