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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73장

경호원이 몸을 붙잡자 진소흔은 몸부림치며 애원 섞인 목소리로 울부짖었다. “한 번만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봐주세요!”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진소흔이 애원하기 시작하자 매니저와 그녀를 따르던 사람들도 덩달아 울부짖기 시작했다. 진상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진소흔이 남자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며 끌려가는 줄 알 것이다. 진소흔 무리들의 모습이 사라지자 하수진은 비로소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이 여자도 참 보통 인물은 아니야. 처음에는 그렇게 당당하고 의기양양하게 콧대를 세우더니 지금은 스스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다니.” “뻗을 땐 뻗더라도 굽힐 때는 확실히 넙죽 엎드리는 걸.” “꼭 그렇지만은 않아.” 하현이 일어서며 문쪽으로 향했다. “내가 나가 볼게.” 말을 하는 사이 하현의 몸은 어느새 문밖으로 사라졌다. 하수진은 의아한 듯 미간에 살짝 주름을 지었고 생각에 잠긴 눈동자에 뜻 모를 빛이 스쳐 지나갔다. ... 빅토리아 항 광장에 버려진 진소흔은 식당 쪽을 향해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는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여전히 하늘을 찌를 듯 울부짖으며 땅을 쳤다. 용서해 달라는 말이 빗속을 뚫고 하수진에게 닿기라도 바라는 듯 소리쳐 용서를 빌었다. 이 장면을 본 지나가는 행인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의아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중 몇몇은 핸드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진소흔의 유명세는 아주 대단했으므로 이 영상은 업로드되자마자 바로 핫이슈가 되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항도 하 씨 가문 하수진이 진소흔을 제압했다는 소문이 빠른 속도로 돌았다. 특히 동영상 속에 팩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외모를 장착한 진소흔을 동정하기 시작했다. 어찌 되었건 네티즌들의 기억력은 3분짜리다. 진소흔의 동영상이 업로드된 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녀가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를 비하하며 서양을 찬양했던 사실을 깡그리 잊어버렸다. 눈앞의 이 연극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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