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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73장

하구봉의 얼굴이 말할 수 없이 일그러진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는 애써 화를 가라앉힌 후 냉정을 되찾아 입을 열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당난영 부인은 분명 문주 부인이지만 십 년 전부터 아들을 잃은 아픔 때문에 항도 하 씨 가문의 지위와 권세를 포기한 걸로 아는데.” “우리가 가문 법규를 어겼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우선 당난영이 문주 부인으로서 병든 환자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할 거야.” “당신이 관 뚜껑을 보기 전까지는 인정하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아요.” 하현은 옅은 미소를 보이며 말한 뒤 하운빈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운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품에서 금빛 영패를 꺼내 하현의 손에 조심스럽게 놓았다. 하현은 ‘퍽'하고 금빛 영패를 하구봉의 얼굴에 내리치며 차갑게 말했다. “눈 똑바로 뜨고 똑똑히 보세요!” “항도 하 씨 가문 문주령. 당신들의 문주는 문주 부인을 보호할 영패를 보내셨죠!” “문주를 아뢰듯 이 영패를 보아야 할 겁니다!” “죄를 지었으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 집 물건 가져가듯이 편안하게 사람을 데려가겠다고요? 가든 별장을 풍비박산 내겠다고요?” “내 말 똑똑히 들어요. 하구봉 당신은 말할 것도 없고 당신 뒤에 있는 하구천이 여기에 온다고 해도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을 거예요!” “그래?” 하구봉의 얼굴이 일순 얼어붙으며 하현을 향해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손에 든 총을 돌려 금빛 영패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영패는 순식간에 박살이 나 버렸고 더 이상 원래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구봉은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문주령이 어디 있어? 난 못 봤는데!” “문주령이 없으면 이 땅에선 우리 호위대가 제일 힘이 세!” 말을 마치며 하구봉은 차가운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반항하는 자는 즉각 사살해도 좋다!” “다 부숴버려!” 호위대 요원들이 움직이려던 찰나였다. 하현은 얼른 한 걸음 먼저 앞서 손바닥을 휘갈겼다. “퍽!” 하구봉은 피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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