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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9장

호위대가 항도 하 씨 가문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과 비슷했고 처리 방식에 있어서는 어떤 기관보다 폭력적이었다. 그들은 항도 하 씨 가문의 중요한 인물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내부 안전을 조사하고 내부의 숨겨진 위험을 제거하는 책임이 있는 곳이었다. 말하자면 불확실하고 의심스러운 모든 일은 호위대에서 청산하는 것이다. 지저분하고 복잡한 일도 호위대가 처리한다. 오랜 세월 전투력을 유지하기 위해 호위대 요원들은 매년 반 년 동안 해외의 위험 지역을 돌아다니며 특훈을 한다. 그러니 호위대의 칼끝은 항상 피 냄새를 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각각의 실력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항도 하 씨 가문의 일반 경호원들은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실력이다. 흰 양복을 입고 올백머리를 한 남자의 안내로 오십 명에 육박하는 호위대 요원들은 기세등등한 얼굴로 일사불란하게 가든 별장 건물 입구까지 걸어갔다. 당난영과 함께 있던 하현은 대문 앞의 광경을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기다리고 있던 하구천은 오지 않고 항도 하 씨 가문 절대 사수인 하구봉이 올 줄은 몰랐다. 양제명과의 통화에서 그가 하구봉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걸 떠올린 하현은 시선을 떨구어 그의 손을 쳐다보았다. 희고 깨끗한 손에 훈장처럼 알알이 박힌 굳은살을 보면서 하현은 절세의 총잡이 하구봉에 맞서는 마음가짐을 단단히 했다. 당난영의 경호병 하운빈이 대문 앞으로 다가와 싸늘한 눈빛으로 하구봉을 노려보았다. “하구봉?” “이 시간에 가든 별장에 오다니, 간이 부었군!” 하구봉은 손에 있던 검은 우산을 펼쳐들고 비아냥거리듯 하운빈을 힐끔 바라본 뒤 담담하게 말했다. “집안이 어찌 되어 가고 있길래 감히 하인과 경호원이 내 앞에서 소란을 피우는 거야?” “이미 날 알아보니 나에 대해서도 잘 알 거야. 난 호위대 책임자이고 항도 하 씨 가문 고위층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어.” “방금 우리한테 제보가 들어왔어. 행화루 저격수가 항도 하 씨 가문 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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