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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5장

”체면을 안 봐 주면 어쩔 건데?” “내가 또 당신 얼굴 때리면 어쩔 거냐고?” 허민설은 천천히 소파로 돌아와 치마 사이로 하얀 허벅지를 드러내며 앉았다. 그녀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최문성을 바라보며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굴욕을 계속 참아오던 당신이, 평화로운 담판이라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본색을 드러낼 준비라도 되어 있는 건가?” “아니면 이제 날 건드릴 작정이라도 한 거야?” “자자, 건드려 봐!” “최문성, 당신이 날 어떻게 건드리는지 똑똑히 볼게!” “당신 정말...” 최문성이 앞으로 나서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뒤쪽에서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제복 차림에 총을 멘 수십 명의 남녀가 나타나 장내를 가득 채웠다. 제복을 입은 사람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모습으로 긴 다리를 움직이며 최영하가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허민설, 우리 최 씨 집안사람을 괴롭히고 못살게 굴고 있는데 혹시 나 최영하한테 물어보고 이런 짓거리를 하는 거야?” “혹시 뒷일을 생각해 본 적 있어?” 최영하는 말을 하면서 최문성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붉게 부풀어 오른 얼굴과 너덜너덜해진 그의 몸을 바라보며 최영하의 얼굴에 겨울바람 같은 매서운 기운이 흘렀다. “오호! 최영하, 최 씨 집안 아가씨가 오셨군!” “왜? 요즘 용전 항도 지부를 맡더니 자기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도 된 줄 아는 모양이지?” “머리에 총 맞았어?” “감히 금옥클럽에 와서 소란을 피울 생각을 하다니!” “감히 나 허민설과 대적하려 하다니 말이야!” 허민설은 한껏 비꼬는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구천이 하 씨 가문 안주인 생신 일 때문에 잠시 바빠서 당신을 혼내주지 못했을 뿐이야.” “꼬리를 감추고 잠자코 웅크리고 있지는 못할망정 감히 내 앞에 와서 위세를 부리려 해?” “사는 게 지겨워?” “꺼져!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 얼굴 가죽을 싹 다 벗겨 버릴 테니까!” 옆에 있던 맹인호도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거들었다. “최영하, 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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