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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8장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손자가 동 씨 집안과 혼사가 오갔죠.” “명목상이긴 하지만 동리아의 약혼자, 맞죠?” 하구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장남백은 잠시 머뭇거리며 지난 일을 떠올렸다. 당시 동 씨 집안이 아직 세력을 얻지 못했을 때 혼사가 오가긴 했었다. 다만 장남백의 손자도 장남백과 마찬가지로 도도하고 오만한 성격이어서 대하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노국의 황실에 사위로 들어가길 원할 뿐이었다. 그래서 노국으로 유학을 떠나 황실 방계의 여자친구를 만났고 그 후로 항성에는 발걸음을 거의 하지 않았다. 만약 하구천이 옛일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장남백은 정말 까맣게 잊었을 일이었다. 하구천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어르신의 표정을 보니 내가 잘못 기억한 건 아닌 모양이군요.” “오늘 동리아가 현장에 있었는데 하현을 건드리면 자신이 먼저 나서서 다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이 온 동네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어르신 체면이 도대체 뭐가 되는 겁니까?” “결국 동리아는 손자 며느리가 될 거잖아요? 왜냐하면 아직 약혼을 취소하지 않았으니까요!” “내 말은 그러니까 어르신 손자가 반드시 항성에 돌아와서 동리아를 따끔하게 혼내줘야 한다는 겁니다. 항성에서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 건지 동 씨 집안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 “게다가 동 씨 집안을 밟아 버린다면 하현이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그는 내륙에서는 힘깨나 쓰는지 몰라도 항성에서는 뿌리가 없는 초목과도 같은 처지예요.” “그와 동 씨 집안의 동맹만 끊어 놓는다면 어르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를 짓밟아 버릴 수 있을 거 아닙니까?” “게다가 하현이 노국의 황실조차 모욕하고 있는 마당에 어르신 손자가 황실 여자친구마저 데리고 온다면 하현의 얼굴을 더욱더 비참하게 짓밟아 버릴 수 있을 거예요.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이에요, 안 그렇습니까?” 장남백은 그제야 하구천의 말이 이해가 가는 듯 껄껄 웃으며 말했다. “하구천, 역시 전설적인 인물은 다르긴 다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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