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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7장

장남백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열었다. “용오정이 하현을 제압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 “용오정은 용문 집법당 부당주야. 용문 서른여섯 지회를 지휘 통솔하는 인물이라구.” “그런데 어찌 하현은 그의 체면을 조금도 봐 주지 않은 거지?” 하구천은 장남백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며 담담하게 웃었다. “아주 간단해요. 하현에게 있어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는 신분이 그리 대단한 건 아니거든요. 단지 보너스 같은 것일 뿐이죠!” “그의 신분에 대해 어르신도 들어봤을 거예요!” “강남 하 세자!” “항성 이 씨 가문 이일해도 수중에 막대한 손해를 봤다더군요.” “그런 사람을 아무나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적어도 용오정이나 어르신 정도의 실력이나 되어야 그를 상대할 수 있죠.” 하구천은 가벼운 어조로 툭툭 내뱉으며 동시에 쓴웃음을 지었다. 장남백은 얼굴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하구천을 바라보며 언짢은 기색으로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공격하기 전에 왜 이런 얘기를 해 주지 않았어?” “내가 그의 정체를 말씀드린다고 해도 어르신 성정과 용오정의 급한 성미가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했을까요? 믿을 수 있었을까요?” 하구천은 자신의 책임을 슬며시 전가하며 말을 이었다. “어르신과 용오정이 이번에 따끔하게 정신을 차렸으니 천지 모르고 날뛰는 이놈을 상대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요.” “이번 일은 두 어르신이 따끔하고 아픈 교훈을 얻었다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앞으로 이런 놈을 상대하려면 아예 손을 쓰지 않거나 손을 쓴다면 단번에 처리해야 한다는 걸 아셨을 겁니다!” 잔뜩 찡그렸던 장남백의 얼굴이 서서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 잠시 후 그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하구천, 당신이 좀 나서 주겠나?” 한참을 얘기했건만 결국 장남백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하구천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늙은이가 정말 성질도 고약하고 체면을 어떻게든 놓지 못한다는 걸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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