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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1장

진홍두는 총기를 들어 올리려고 했으나 순간 움츠러들었다. 하현은 최문성에게만 의지해야 위세를 떨칠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었다. 그러나 순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런 생각이 허물어졌고 그 자리에 절망이 가득 들어찼다.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자신의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이따금씩 욱신거리며 찾아오는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그의 자존심, 무사도 정신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생채기가 나서 미치도록 쓰라렸다. 하현은 휴지를 꺼내 자신의 손가락을 꼼꼼히 닦으며 위엄 있는 어조로 말했다. “당신은 안 돼.”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일어서려던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심드렁하게 내뱉은 하현의 말을 듣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하현을 만나기 전에 그는 이미 하현의 실력을 알고 있다고 장담했다. 하현의 곁에 병왕급 호위가 있다고 해도 스스로 그를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현에게 뺨을 맞고 나서야 그는 깨달았다. 섬나라 음류든, 무카이 집안이든, 고수든, 병왕이든. 하현의 손바닥 한 방에 모든 것은 의미를 잃고 만다는 것을. 다만 마음이 무너져도 무카이 세이이치로는 마지막 자존심을 꼿꼿이 세우며 고개를 치켜든 채 이를 악물고 하현을 노려보았다. “하현, 듣던 대로 대단하군.” “하지만 당신이 나를 이긴들 그게 뭐 어떻다는 거야?” “난 섬나라 사람으로서 항성에 다니러 왔는데 당신이 나를 죽이면 상부에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어?” “천하의 하현이라도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냔 말이야?” “결국 당신은 아무리 능력이 출중해도 날 죽일 수 없어!” “아무리 솜씨가 좋다고 해도 마음대로 다 휘두를 수는 없는 거니까!” “하현, 시대가 변했어!” “그래?” 하현은 웃으며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당신이 날 이렇게 도발하는데도 내가 당신을 죽이지 않으면 그것이야말로 당신 무시하는 처사지, 안 그래?” 하현의 웃음 속에 살의가 그득하게 퍼지자 진홍두는 몸을 부르르 떨며 어디론가 전화를 걸려고 시도했다. “겁대가리 없는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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