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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4장

하구천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무카이를 바라보았다. 그에게 백억은 숫자일 뿐 큰돈이라고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무카이의 고분고분한 태도는 그를 흡족하게 만들었다. 이 무카이란 사람은 적어도 은혜를 알고 이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 자신과 동맹의 관계를 맺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하구천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게다가 섬나라 음류는 섬나라 6대 유파 중 하나이며 실력도 비범하다. 이것이 오늘 밤 하구천이 무카이의 체면을 세워준 근본적인 이유였다. 그래서 그는 무카이의 성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이 돈이 둘 사이를 이어줄 가교가 될 것이다. 하지만 하구천은 순진한 바보가 아니다. 그는 무카이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무카이, 참으로 예의를 아는 사람이군. 생각해 둔 다른 조건이라도 있는 건가?” “대하가 예의 바른 나라라더니 정말 오늘 내가 제대로 본 모양이군.” 무카이는 짐짓 품위 있는 척하며 으스대었다. “하구천, 걱정하지 마. 당신을 난처하게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내 조건은 아주 간단해.” “어쨌든 그가 내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지!” “그렇지 않으면 내 아랫놈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조심스럽게 말을 하는 듯했지만 무카이는 눈을 굴리며 대놓고 하현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나서 이죽거리는 무카이의 얼굴이 화소혜를 향했다. 속에 무슨 꿍꿍이를 품고 있는지 음흉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었다. 하현을 제압하기만 한다면 화소혜는 자신의 노리개가 될 거라는 자신감이 무카이의 얼굴에 비쳤다. “안 돼!” 화소혜가 맹렬히 반응하며 앞으로 나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카이, 당신 참 뻔뻔한 사람이야!” “감히 하현을 건드릴 생각을 하다니. 내가 당신을 상대해 줄 거야!” 화소혜는 무카이가 그런 조건을 내걸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하구천은 냉랭한 눈빛으로 하현에게 시선을 옮겼다. 하구천의 눈에 알 듯 모를 듯 희미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하현이 놈이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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