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09장
설은아는 얼굴이 굳어진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부장님,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부장님이 이천억, 아니 이조를 준다고 해도 난 이런 파렴치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요!”
“설 대표님, 왜 그렇게 고지식하게 굴어요!”
“아니 그냥 잠 한 번 자는 것 가지고 뭘 그래요? 결국 서로 윈윈하는 거 아닙니까?”
“다른 사람들은 이런 기회가 없어서 꿈도 못 꾼다고요!”
“그런데 왜 이렇게 딱딱하게 굴어요?”
“그리고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이혼도 한 번 했겠다 잠 한 번 자는 거, 그게 그렇게 어렵습니까?”
“남의 편의를 봐주고 내 이익을 챙기면 되는 거죠.’
“이번에 잘 하면 앞으로도 대표님은 육 씨 도련님의 사람이 되어서 금정에서 편하게 사업할 텐데, 그런 기회를 발로 차버려요?”
“대표님이 이 기회를 놓친다면 앞으로 다른 어느 곳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게 될 것이고 그러면 금정에선 사업하기 힘들어져요!”
“왜 돈을 앞에 두고 내팽개치려는 거예요?”
이국흥은 이 바닥에서 닳을 대로 닳은 인물이었다.
이런 일에 경험도 많고 비열함 따위 쉽게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상대를 앞에 두고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쓰며 이리저리 이로울 대로 몰아가고 있었다.
정신력이 보통인 여자가 아니라면 그의 능수능란한 언변과 뻔뻔스러운 행동에 쉽게 넘어가고도 남았다.
설은아는 눈살을 찌푸리며 일어섰다.
“이 부장님, 내가 돈이 필요하긴 해요!”
“하지만 돈 때문에 내 몸과 영혼을 팔진 않을 겁니다!”
설은아에겐 분명 지켜야 할 선이란 게 있었다.
“좋아요, 안 받으셔도 됩니다!”
“없던 일로 하죠!”
이국흥은 테이블을 탁 치며 노기등등한 표정을 지었다.
“게다가 대표님의 아홉 번째 집안은 우리 금정은행에 따로 오백억 빚이 있습니다!”
“계약대로 다음 달에 갚아야 하고요!”
“기한이 지나면 우리 금정은행은 대표님의 아홉 번째 집안 자산을 몰수할 권리가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표님도 자리를 보전할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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