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7장
이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적막감에 휩싸였다.
그들은 온몸이 뻣뻣해졌고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눈앞의 광경은 그들이 아무리 해도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신욱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마치 긴 악몽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하현은 부문상의 얼굴을 툭툭 치면서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이신욱을 쳐다보았다.
“이신욱, 당신 사촌 형님이 와도 당신을 도와줄 것 같지 않은데.”
“당신 사촌 형님도 날 놀라게 할 순 없을 것 같은데, 어때?”
“당신이 한 번 물어봐. 내가 함부로 굴지 말라고 했는데도 감히 움직일 수 있겠느냐고 말이야!”
이신욱 일행은 하현에게 도저히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이 난국을 헤쳐나가지 못한다면 앞으로 두고두고 페낭에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는 걸 이신욱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었다.
하현은 티슈를 꺼내 손가락 사이를 닦으며 희미한 시선으로 부문상을 쳐다보았다.
“당신들 두 사람은 천상 형제군. 당신은 양유훤을 넘보더니 당신 사촌 동생은 원가령을 넘보니 말이야.”
“말해 봐. 내가 이미 당신을 혼쭐내 줬는데 당신 동생마저도 내가 혼쭐내 줘야 해?
누구?
원가령?
부문상은 눈꺼풀을 벌떡 세웠다.
그도 원가령이 양유훤의 절친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원가령을 건드려 볼까 생각도 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실제로 건드리진 않았다!
그런데 이 재수 없는 사촌 동생이 원가령을 넘보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하현한테 걸려서 이 몹쓸 꼴을 당하다니?
술병을 머리에 맞은 자신의 처참한 처지를 떠올렸고 하현에게 뺨을 맞고 온몸이 날아간 자신의 경호원들을 떠올렸다.
부문상은 벌벌 떨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신욱에게 소리쳤다.
“야! 이신욱! 너 당장 꺼져! 당장 하현한테 사과하라고!”
“당장 잘못을 인정하지 못해!”
부문상의 말을 듣고 그 자리에 있던 부잣집 도련님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
예쁘장하게 치장한 여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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