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화
“공항까지 바래다줄게. 그리고 약은 꼭 챙겨 가. 돈보다 건강이 더 중요하니까.”
진태웅은 진예빈의 손에서 무거운 여행 가방을 받아 들고 앞장섰다.
한 시간 후, 드디어 진예빈이 타고 갈 비행기 탑승 순서가 돌아왔다.
“그만 돌아가. 시간 날 때마다 전화 자주 하고. 하지만 앞으로 한동안 바쁠 예정이니까 놀러 오려면 예약하고 와.”
진예빈은 일부러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그녀가 비행기에 탑승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진태웅은 택시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길, 진태웅은 진예빈한테서 문자가 와 있음을 발견했다.
[태웅아,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아무래도 이 일을 너에게 알려줘야 할 것 같아.]
문자를 확인하던 진태웅은 순간 감정이 격양되기 시작했고 늘 차분하던 평소와 달리 손끝이 미세하게 떨려왔다.
[큰 언니가 곧 회사 경영에서 물러날 거야. 아버지 뜻대로 이번에 언니가 돌아오게 되면 즉시 변재윤과 결혼하게 될 거고, 최대 반년 안에 이 모든 절차가 끝날 거야.]
자리에 앉아 한참을 침묵하던 진태웅은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 따위는 가리지 않고 심지어 자식의 행복까지 내던지는 진씨 가문의 전형적인 방식에 진태웅은 치가 떨렸다.
동생으로서 진태웅은 진심으로 누나가 좋은 남자를 만나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길 바랐다. 그러려면 이번 변재윤과의 결혼은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이게 바로 그들이 나에게 숨겨왔던 진짜 이유인가? 내가, 이 결혼을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걸 알았기 때문에?”
진태웅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어떻게든 이번엔 그들의 뜻대로 되게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됐다. 비록 큰 누나가 압박에 못 이겨 결국 수긍한다 해도, 진태웅은 절대 동의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씨 가문에서 발언권을 가지려면 최소한 그들의 입을 막을 수 있을 만한 무언가를 내놓을 수 있어야 했으니 아직 준비가 더 필요했다.
강주 병원.
요즘 이 병원은 손씨 가문의 단골 장소가 되어버린 것 같았다. 손민준과 손진철이 퇴원하기도 전에, 신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