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검은 모자를 쓴 청년은 이리저리 요동치는 작은 물건을 보고도 전혀 놀라지 않았다. 오히려 덤덤하게 가방에서 상자 하나를 꺼냈다.
강가을은 그 상자가 전에 육상철이 경매로 판 물건임을 알아챘다. 잠시 음귀를 봉인할 수 있는 물건이었는데 총 12개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중 한 개가 바로 이 상자였다.
강가을은 그 제등을 상자 안에 넣고 바로 값을 지불했다. 검은 모자를 쓴 청년은 얼른 그 상자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
강가을은 아까 전화한 번호로 문자를 보내 천사 퀵이 도착하는 시간을 알려주고는 1억 6,000을 보냈다.
강우진에게서 가진 1억 2,000을 다 쓴 것도 모자라 자기 돈 4,000만 원을 더 냈으니 강가을은 조금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괜찮아. 이번에 밑진 거 다음에 벌어오면 되지.’
우연히 얻어걸리긴 했지만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 준 건 맞았다. 그러니 빨리 이자를 챙기러 가야 했다.
...
병원.
한여름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고작 이틀이 지났을 뿐인데 확연히 말라 있었다. 다크서클이 짙었고 피부도 노란게 정신이 피폐해 보였다.
며칠 전 밤에 하마터면 목 졸려 죽을 뻔한 일 때문에 한여름은 요새 통 잠을 자지 못했다. 아무리 졸음이 쏟아져도 죽어라 버텼다. 다른 사람을 쳐다보는 눈동자도 경계와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마치 맞은편의 누군가가 갑자기 김여름이 되어 뛰어올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늘만 벌써 커피를 석 잔째 마시고 있다. 옆에 앉은 백수영은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어제 외출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계단에 부딪친 뒤였다.
그래도 백수영의 신경은 온통 딸 한여름에게 쏠려 있었다. 병원에서 간단한 처치를 마치고 붕대를 감은 채 바로 한여름이 있는 병실로 달려왔다. 커피만 들이붓는 한여름을 보며 백수영은 마음이 아팠다.
“여름아, 이틀간 네가 마신 커피만 해도 벌써 스무 잔이 다 되어가. 이제 더는 마시면 안 돼.”
한여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손에 든 커피를 한 방울도 남기지 않은 채 원샷하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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