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장
이수현은 깜짝 놀란 강가을의 표정을 보았지만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전에 송씨 가문에게 가을 씨의 정체를 알려준 게 저였고 그것 때문에 송씨 가문이 강씨 가문에게 따져 묻다가 가을 씨가 집을 나가게 됐잖아요.”
그래서 이수현은 책임을 져야 했다.
강가을은 당황했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강가을은 자신이 골드 라이트를 두 개나 가졌다는 사실을 들킨 줄 알았다.
그런데 그 이유였다니?
천하의 대마왕을 속이기 이렇게 쉽다고?
이렇게 어설픈 거짓말을 믿기까지 한 건가?
물론 이수현은 이것이 강현우가 자신을 속여서 강가을을 응원하러 오게 하기 위한 핑계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핑계일지라도 그를 설득할 수만 있다면 어설프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제 강가을은 자신의 신분을 비밀로 해달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수현은 강가을의 동의도 없이송씨 가문에게 그녀가 강씨 가문의 아가씨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 점만 놓고 보면 이수현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수현의 강박증에는 일에 대한 진지함도 포함되어 있다.
강가을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던 순간, 그녀의 시선이 무심코 이수현의 왼팔에 닿았다.
조금 전, 한여름이 실수로 이수현의 팔에 부딪힌 순간, 원래 한여름의 몸을 감싸고 있던 검은 기운이 이수현 몸의 골든 라이트에 의해 살짝 희미해진 것이 분명하게 보였다.
그 골든 라이트는 마치 불덩어리처럼 가까이 다가오는 모든 악을 순식간에 소멸시킬 수 있었다.
솔직히 강가을은 그것을 원했다.
이런 생각을 하자 강가을은 책임질 필요없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럼 앞으로 저한테 문제가 생기면 그때도 찾아가서 부탁해도 돼요?”
“안 돼요.”
강가을은 당황했다.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았어?’
이수현은 강가을의 의심 어린 눈빛을 읽은 듯 짧게 설명했다. “가을 씨가 이미 강씨 가문으로 돌아갔으니까 제 책임은 다 끝났어요.”
강가을은 또다시 말문이 막혔다.
‘대마왕의 책임은 완성되면 바로 끝나는 거였구나. 놓쳤네.’
아니나 다를까 이수현은 이런 자리를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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